시청 청소차량을 운전하는 기능직 공무원이 시집을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경기도 광주시 광남동사무소에 근무하는 최영우씨(47·기능직 8급). 최씨는 시청에서 15년째 차량 운전사로 일하며 지난 1년간 틈틈이 써온 시 88편을 모아 최근 '마음의 등불'(도서출판 청산)이라는 시집을 펴냈다. 그가 시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1월.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 같은 일상을 거듭하던 중 천상병 시인의 시 '행복'을 우연히 읽고 '평소와 다른 느낌'이 너무 좋아 그해 2월 광주지역 시인동호회 '너른고을문학회'에 가입,시작(詩作)에 뛰어들었다. 이 무렵 최씨는 가람 이병기 선생의 제자인 박병순 선생을 만나 작품을 다듬은 뒤 '문학21'2001년 5월호에 투고해 시 부문 신인상을 받았다. 늦깎이 시인 최씨는 "인생이 한 잔의 물이라면 이미 절반은 써버렸고 나머지 반 잔의 물이나마 내 나름의 색깔을 넣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시에서 아내를 '내 마음을 훤히 들여다보는 된장'에,시작활동의 토양이 된 광주를 '무언가 쓰지 않으면 한없는 나락에 떨어질 것 같은 곳'이라고 표현했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