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즐거움은 독서가 으뜸이고,둘째는 색(色)을 좋아하는 것이고,셋째는 술이니라' 조선 후기 위대한 예술가였던 완당 김정희(1786~1856년).그가 생전에 전서체로 쓴 '일독이호색삼음주(一讀二好色三飮酒)'는 자신의 생활관을 진솔하게 밝힌 대목이다. 현대 디자인 감각으로도 뛰어난 작품임에 틀림없다. 완당의 작품과 그의 제자,청나라 학자들의 작품을 한데 모은 대규모 기획전 '완당과 완당바람-추사 김정희와 그의 친구들'이 서울 동산방화랑(02-733-5877)과 학고재화랑(02-720-1524)에서 열리고 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인 유홍준씨(명지대 교수)의 '완당평전' 발간을 기념해 마련한 이번 전시에는 완당의 대표적인 예서 명작을 비롯해 김수철 이하응 허련 등 제자들의 작품,완당이 교류한 청나라 학자인 옹방강 완원 섭지선의 작품 등 모두 1백10여점이 출품됐다. 임옥상 신학철 이종구 강요배 김호석 등 현재 활동중인 작가들이 완당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세한도''완당초상' 등의 평면작도 선보였다. 완당 추모전시는 지금까지 4회에 걸쳐 이뤄졌다. 1932년 서울 미쓰코시갤러리(오늘의 신세계미술관)에서의 유묵유품전람회를 서막으로 1956년 완당 1백주기 추념 유작전람회(국립중앙박물관),같은해 유작전시회(대구 미국공보원도서실),86년 추사 탄신 2백주년 기념전(간송미술관)이 바로 그것.네차례에 걸친 전시를 통해 당대 완당 최대 소장가였던 장택상을 포함해 화가 이한복,완당 연구자인 후지츠카 지카시,아유가이 후사노신의 소장품들이 간송 전형필과 소전 손재형에게로 대이동했다. 이후 소전의 소장품들은 호암미술관으로 넘어가기도 했다. 5월17일까지.서울전에 이어 대구(영남대 박물관·4.19∼5.17) 제주(국립제주박물관·5.27∼6.30) 광주(의재미술관·7.8∼7.31)에서도 전시가 열린다.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