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낳은 세계적인 문호 빅토르 위고(1802-1885) 탄생 200주년(2월 26일)을 맞아 프랑스에서 대대적인 축하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책 출간과 기념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위고는 등 불후의 명작을 남긴 소설가로 유명하지만 동시에 극작가, 사상가였으며 무엇보다 시인이었다. 그는 15세 때 아카데미 프랑세즈 시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일찍이 재능을 보였고 약관 20세 때 첫 시집 「서정시편」을 발표, 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같은 시인 위고의 면모를 살필 수 있는 시집 「떨림, 사랑」이 현대문학북스에서 출간됐다. 시인 고두현(한국경제 기자), J.C. 이사르티에씨가 공동 번역한 이 시집은 낭만파 거장이었던 그의 시편 중에서 낭만주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27편을 골라 묶은 것이다. 소년시절과 성인기를 거치며 위고의 가슴에 불을 붙인 여인들을 향한 사랑의 감정이 섬세하게, 때론 격렬하게 그의 시심을 뒤흔들고 있다. "나는 별로 볼품 없지만/한 여인에게 온통 취해 있었다/오! 과녁에 맞아 터지려는 듯한/영혼의 떨림이여"(에서). 이 시편들에서는 19세기를 관통한 그의 삶을 웅변하는 박애주의의 기원도 엿볼수 있다. 시집에는 프랑스어 원문도 실려 이해를 돕는다. 주한 프랑스 대사관과 문화원 주관으로 위고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문화행사도 잇따른다. 올 한 해 계속되는 한불(韓佛)문화축제의 일환으로 마련되는 위고 관련 행사는 프랑스어 전문 교육기관인 알리앙스 프랑세즈에서 시 낭송과 세미나, 영화 상영 등으로 다채롭게 마련됐다. 16일 서울 알리앙스 프랑세즈에서 '1845-1870년 위고의 삶과 작품에 나타난 정치, 사랑, 종교'를 주제로 강연회가 열렸고 뮤지컬 이 상영됐다. 이어 서적 전시판매가 서울(23일까지)을 비롯해 부산, 대전, 광주, 전주 알리앙스 프랑세즈에서 6월말까지 계속된다. 부산 알리앙스 프랑세즈에서는 23일 위고 강연회와 영화 「노트르담의 꼽추」상영이 있다. 강연회에서는 시인 노혜경씨가 '시인이자 혁명가로서 빅토르 위고'를 주제로 발표하고 청중과의 토론이 이어진다. 프랑스 문화원에서도 4월 20-25일 시 낭송, 세미나, 영화 상영 등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