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역사적 사실 중에는실제와 전혀 다르게 왜곡된 것이 많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혹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교묘하게 조작된 역사적 사실들.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가는 것만큼 재미있는 일이 있을까? 「세계를 속인 거짓말」(뜨인돌)은 왜곡된 역사적 사실들을 철저한 자료 분석과 고증을 통해 진실을 밝혀내고, 그 왜곡의 배경까지도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전개시킨 책이다. 저자는 「과학이 있는 우리 문화유산」「세계 최고의 우리 문화유산」「현대과학으로 다시 보는 한국의 유산 21」등 저서로 문화와 과학의 접목을 시도해온 이종호씨. 책에 따르면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링컨을 노예해방론자라고 생각해서는 안될 것 같다. 다음은 1858년 9월 일리노이주 찰스턴에서 그가 한 연설이다. "나는 어떤 방법으로든 백인과 흑인이 정치.사회적으로 평등하게 되는 것을 찬성하지 않으며 찬성한 적도 없습니다. 흑인에게 선거권이나 배심원 권한을 주는 것...등에 찬성하지 않습니다...상층의 지위는 백인들에게 할당되어야 한다는 데 찬성하고 있습니다" 링컨이 뉴욕 지의 호레이스 그릴리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그의 속마음을 엿볼 수 있다. "이 전쟁(남북전쟁)에서 나의 최대 목표는 연방을 구하는 데 있으며 노예제도를 유지하거나 없애려는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내가 노예나 흑인에 대해어떤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그렇게 함으로써 연방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며 도움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어떤 정책도 삼갈 겁니다" 그에게 있어 가장 큰 우려는 노예제 문제로 인한 대립으로 미국이 남과 북으로 분리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즉 노예제 문제는 연방의 통일이라는 문제보다 항상 뒷전이었다. 나폴레옹은 전황을 수시로 조작한 '최고의 거짓말쟁이'였다. 나폴레옹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유리하게 하기 위해 국민에게 늘 전황을 조작해 발표했다. 자신의 판단 실수로 실패한 러시아 침공도 추운 날씨 탓으로 돌렸으나 나폴레옹이 철수할 당시 날씨는 따뜻했다고 한다. 지구의 자전을 주장한 갈릴레이는 이단심판에 회부돼 심한 박해를 받고 자신의 발견을 누설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서약서에 서명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시대 사람들도 지구가 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한다. 다만 교황청에서는 지구가 돈다는 과학적인 증거를 갈릴레이에게 요청했고, 갈릴레이가 그 요청을 거부했기 때문에 심판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책에는 이밖에 정치적 목적으로 왜곡된 프랑스 혁명 당시 민중들의 바스티유 감옥 점령, 개인의 영리를 위해 조작된 희대의 사기극 '필트다운인 사건' 등 11가지이야기가 담겼다. 287쪽. 8천500원.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