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마두동에 들어선 "마두동주택". 이 집은 화려한 외모와 고상한 집이름으로 무게를 잔뜩 잡고 있는 집이 아니다. 평범하면서도 자기만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집이름도 특별히 지은게 아니다. 사람마다 부르기쉽게 부른다. 준공후 사람들이 가끔 부르다보니 필부(匹夫)이름처럼 그냥 붙은게 마두동주택이다. 집주인도 아직까지 당호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일산 마두동은 갖가지 단독주택들이 마치 경연대회하듯이 때깔을 자랑하고 있는 곳이다. 웬만한 풍채로는 좀처럼 튀기 힘들다. 자기만의 색채를 분명히 담고 수줍은 듯 조용하게 앉아있는게 오히려 돋보인다. 마두동주택이 그런 부류다. 이 집은 원래 한개 동(棟)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밖에서 보면 두개로 나눠진 몸체가 중간에 격자형 유리박스를 사이에 두고 손을 맞잡듯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붙어 있는 몸체는 강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우선 마감재가 서로 정반대의 느낌을 내는 재료이다. 한쪽은 거칠은 노출콘크리트로 육중한 느낌을 준다. 반면 다른 한쪽은 아이보리색 드라이비트로 치장해 부드럽고 유연한 분위기를 풍긴다. 강온(强溫).경중(輕重)의 극단요소를 의도적으로 맞붙인 모습이다. 원색적 대비를 통해 균형미를 표현하고자 한 설계자의 의도가 쉽게 드러난다. 상층부 지붕모양은 모두 날카로운 삼각형 모양으로 단일화시켜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듯한 인상을 준다. 젊은 집주인의 역동성과 희망을 컨셉으로 삼았다는게 건축가의 설명이다. 마두동주택은 이처럼 외형 디자인에서 재료가 갖는 시각효과까지 치밀하게 신경을 쓴게 곳곳에서 엿보인다. 따라서 사소한 부분에도 나름대로 의미를 갖고 있다. 몸체의 상징성도 재미있다. 콘크리트 부분 몸체는 남자의 강함,활동성 등의 의미가 있고 드라이비트 몸체는 그 반대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외관의 상징성은 실내공간의 기능성으로까지 그대로 연결된다. 거친 느낌의 노출콘크리트의 몸체에는 거실 서재 아이방 등 활동성 강한 남성적 공간이 배치돼있다. 바로 옆에 붙은 부드러운 분위기의 드라이비트 몸체속에는 부엌 식당 부부침실 등 여성적 공간이 위.아래층에 걸쳐 놓여있다. 실내도 두 공간의 개성이 뚜렷하다. 우선 탁트인 거실이 실내공간의 이 집의 상징이다. 거실 폭이 무려 11m에 달한다. 주변 비슷한 규모의 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구조다. 확트인 거실 벽에는 아내와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 걸려있다. 작은 갤러리를 연상케 한다. 마감재는 모두 화이트계열로 통일시키고 창문과 복도는 모두 유리블록으로 처리해 차분한 분위기를 유도했다. 여성적 공간중에서는 부엌과 식당을 부각시킨게 특징이다. 이곳은 가족들의 유대강화 기능도 강한 공용공간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유사한 성격의 거실 옆에 붙이고 창문배치,인테리어,동선 등에서 특별히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인다. 집에서 모든 공간이 다 좋을 수는 없다. 한정된 부지에 들어서기 때문이다. 설계자와 집주인은 중점적으로 배려할 공간이 무엇인지를 잘 결정해서 설계에 반영해야한다. 그렇지않으면 모두 불만족스러울 수 있다. 외형도 마찬가지다. 마두동주택은 보통사람들이 집을 갖고자할 때 흔히 간과할 수 있는 문제를 잘 짚어준다. 공간구성의 우선순위와 조화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실증사례로 보여준다. 비싼 자재에 그럴듯한 고급빌라가 많지만 나름대로 의미를 갖는 외형과 기능성을 갖춘 집들은 흔치않다. 소탈하지만 나름대로 조형미와 기능성을 위해 진지하게 고민한 마두동주택은 그래서 돋보인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 건축메모 규모:대지면적-74.54평,건축면적-37평,연면적-89.4평,지상2층 지하1층. 위치: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마두동,구조-철근콘크리트,건축비용-평당 4백30만원 설계:여현건축사사무소 김영조 (02)589-6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