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는 되새김질을 하기 때문에 위장이 4개이다. 위장 4개가 모두 인간의 식재료로 쓰이는데 첫 번째 위장이 오늘 얘기할 "양"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가 먹는 양은 위장의 위쪽 두터운 부분인 양깃머리지만 그냥 양으로 통한다. 양은 몸에 좋고 맛있는데다 씹는 맛이 별미라는 이유로 소의 부산물중 가장 인기가 높고 가격 또한 비싸다. 일부에서는 아무 맛도 없이 생고무 씹는 듯한 양을 무슨 맛으로 먹느냐고 하지만 양은 나이가 들면서 참맛을 알게되는 음식이다. 옛날에는 양이 비싸지 않아서였는지 부잣집이 아니라도 애들에게 양을 고아서 먹이곤 했다. 어렸을 때 몸에 좋다는 이유로 맛도 모르고 양을 먹었지만 어른이 돼서는 양을 찾아다니며 먹는다. 그러나 소위 "잘나가는" 양곱창집은 불친절한 곳이 많다. 주인부터 서비스 정신이 부족해서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대개는 주인이 식당을 자주 비우는 탓도 많다. 골프를 치러 다니거나 해외여행을 다녀도 장사가 저절로 되니까 종업원의 친절은 뒷전이다. 이상하게도 양곱창집중에 특히 불친절한 곳이 많은만큼 가기전 각별히 신경을 쓸 일이다. 오막집(역삼동.02-567-7790)=70년대 이전에는 서울에 양곱창 전문점이 없었다고 한다. 양곱창집의 효시로는 부산에 있는 오막집을 꼽는데 역삼동 오막집은 부산 오막집의 서울 분점이다. 서울에서 양곱창의 명가를 꼽으라면 항상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집이다. 그렇지만 직접 가서 먹어보면 뭔가 부족한 점을 느끼게 된다. 양과 대창,곱창의 질이 좋고 양념도 괜찮은 편이다. 밑반찬도 수준급이다. 그런데 내오는 양이 적다. 또 가스불을 쓰는것도 흠이라면 흠이다. 자체 고안한 기구라고는 하지만 숯이나 연탄불에 구운 것보다는 무언가 제 맛이 안나는 느낌이다. 게다가 서비스도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사람수대로 시키지 않으면 주문을 안 받는 경우도 있다. 평양집(삼각지.02-793-6866)=드럼통을 개조한 형태의 식탁에서 합성숯을 사용해서 굽는다. 양 대창 곱창 모두 좋다. 차돌박이와 아롱사태등 고기가 낫다는 사람도 많다. 식사로는 내장탕도 있지만 양밥(1만6천원)이 일품이다. 양과 깍두기를 잘게 썰어넣고 볶은 밥인데 2인분 정도 되는 양이다. 그런데 이 집도 종업원 친절교육이 절실하다. 서빙때 불친절한 것은 물론이고 계산할 때까지도 불친절하다. 신용카드만 내밀어도 마땅찮은 기색이 역력하다. 양미옥(을지로3가 로타리.02-2275-8837)=옛날 오막집인데 독자적인 상호로 바꿨다. 합성숯을 써서 직접 불로 굽는다. 양념맛이 좋다. 양 자체로는 별다른 맛이 없기때문에 이 집처럼 강한 양념이 잘 어울린다. 대창도 질이 좋고 양념갈비도 보통은 넘는다. 식사로는 된장찌개를 추천할만하다. 웬만한 된장찌개 전문점보다도 낫다. 종업원 아줌마들도 친절한 편이다. 일송정(역삼동 특허청뒤.02-529-5454)=외양이나 인테리어로만 보면 양곱창집인지 알아보기 힘들다. 일식집처럼 깨끗하게 꾸며놓았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 여대생들로 구성된 종업원들은 교육을 철저하게 받았는지 손님들을 아주 친절하게 대한다. 양곱창 맛도 있지만 서비스도 만점이다. 양곱창 매니아인 이 집 주인이 기존 양곱창집들의 불친절에 화가 나서 차렸다고 한다. /최진섭.음식평론가.MBC "찾아라!맛있는 TV"책임PD (choijs@m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