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질서 속에 숨어 있는 우주의 비밀을 설명할 수 있는 통일된 이론은 있을까. 현대물리학을 떠받치는 두 개의 커다란 기둥인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도 아직은 하나의 이론으로 통합되지 못한 상태다. 물질의 미세구조를 설명하는 양자역학과 방대한 우주의 법칙을 설명하는 일반 상대성이론이 곳곳에서 충돌을 빚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도 자연계의 모든 힘과 만물의 구성 요소를 하나의 통일된 체계로 묶는 '통일장이론'을 만들기 위해 30년을 바쳤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다. 과연 거시적 우주와 미시적 우주를 관통하는 일관된 이론은 없는 것일까. '끈이론'은 이같은 꿈을 실현시켜 줄 강력한 후보라고 일단의 현대물리학자들은 주장한다. 컬럼비아대학의 수학 및 물리학 교수인 브라이언 그린이 쓴 '엘러건트 유니버스'(박병철 옮김,승산,2만원)는 이런 끈이론의 원리와 무한한 가능성을 설명하는 책이다. 끈이론은 만물의 최소 단위가 점 입자가 아니라 '진동하는 끈'으로 이뤄져 있다고 가정한다. 끈의 진동 형태에 따라 입자의 질량을 비롯한 모든 물리적 성질들이 결정되고 우주도 이에 따라 형성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우주는 4차원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 10차원 또는 11차원의 시공간이라고 설명한다. 4차원 이외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숨겨진 차원'들이 우주의 비밀을 풀어줄 열쇠다. 따라서 끈이론을 연구하는 물리학자들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중력,전자기력,강력,약력 등 4가지 힘과 모든 물질을 하나의 원리로 통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끈이론을 '만물의 이론'이나 '궁극의 이론'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린은 이 책에서 현대물리학의 성과를 포괄적으로 설명하는 한편 일반인들을 위해 아주 쉽고 자연스런 말투로 끈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초대칭이론,입자물리학,양자장이론,초중력이론,리만기하학 등 난해하기 이를 데 없는 최첨단의 수학과 물리학 이론이 등장하지만 수학공식은 일절 없다. 대신 풍부한 비유와 은유를 섞은 일상의 언어로 이를 풀어내고 있어 일반인들이 무리없이 읽을 만하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