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아,넌 나를 닮아서 몸집도 작고 빈약한 게 힘도 없어 뵈는구나. 하지만 네 머리는 네 거란다. 머리를 쓰면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있지.그리고 이게 중요하다만,머리를 쓰는 건 참 즐겁단다" "할아버지는 산에 돈벌러 가시고"(무라카미 류 지음,김경희 옮김,사람과책,1만1천원)의 꽃 피우는 할아버지 얘기에 나오는 구절이다. 지식과 창의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목. 저자는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아쿠다가와상을 받았던 일본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그가 경제전문가들과 함께 만든 첫 경제우화집이 바로 이 책이다. 그는 인생 전체를 "투자"의 시각으로 조망하면서 투자의 기본 지식과 개념을 하나씩 들려준다. 주변의 권유에 따른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하는 투자가 필요하다며 미래에 대한 "투자"와 "희망"은 동의어라고 강조한다. 결론적으로는 정부와 금융기관의 유혹에 넘어가거나 시장에 등을 돌리지 않으면서도 투자지식을 확실히 체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저자는 책에서 전래동화의 패러디에서 배우는 인생과 투자의 지침 11개조를 재미있게 들려준다. 너구리와 토끼 이야기를 패러디한 제1조 "딱딱산"에서 "투자는 때로 희망을 낳는다"는 진리를 일깨우고 2조 "복숭아 도령"에서는 "미래 가치와 현재 가치를 비교하는 사고방식이 투자의 기본"이라는 걸 가르쳐준다. 3조 "거북이를 구한 어부"에서는 "투자한 돈은 단순한 투기가 아니라 활용하는 것"라고 조언한다. 또 "엄지동자"와 "지푸라기 백만장자"를 통해서는 "스스로 납득할 수 없는 투자는 하지도 말고 해서도 안된다","리스크 없는 수익증대는 어렵지만 고위험이 항상 고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걸 깨닫게 해준다. 그는 투자행동에 관한 지침도 상세하게 제시한다. "혀 잘린 참새-자산운용에서나 인생을 생각할 때나 포트폴리오라는 사고방식은 중요하다" "은혜를 갚은 학-확실한 마이너스인 토스트를 경시하지 말라" "대나무 아가씨-과거의 행동에 미련을 갖지 말고 미래를 보고 현재 행동을 결정하라" "삿갓 쓴 지장보살-돈은 어디까지나 수단이지만 참 소중한 것이다" 이 책은 투자의 근본정신부터 의사결정법,돈의 철학까지를 아우르면서 우리가 어디에 삶의 목표를 두고 어떻게 스스로를 키워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와 경제 패널 야마자키 하지메,기타노 하지메가 펼치는 좌담도 매우 유익하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