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일본 애니메이션 붐이 일 수 있을까. 그간 흥행 부진으로 한동안 영화 수입.배급사의 창고 속에 묵혀있어야 했던 `재패니메이션이' 서서히 한국 관객들을 공략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우선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공각기동대」가 오는 4월 12일 첫 테이프를 끊는다. 미래를 배경으로 인간의 기억과 의지를 조작하는 정체불명의 천재 해커와 사이보그 테러 진압 부대인 `공각기동대'의 대결을 중심으로, 사이보그와 인간의 정체성에 관한 철학적인 내용을 담았다. 국내 관객들에게도 이미 널리 알려진 작품으로,「제 5원소」「매트릭스」「코드명J」같은 할리우드 유명 블록버스터들의 본보기가 되기도 했다. 이 영화 개봉소식이 알려지자 하루 3~4만명이「공각기동대」의 인터넷 홈페이지(www.gonggak.co.kr)를 방문하는 등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다. 배급을 맡은 길벗영화는 전국 70여개 극장을 확보해 흥행에 불씨를 지핀다는 계획이다. 최근 막을 내린 베를린영화제서 최우수작품상인 황금곰상을 받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센과 지히로의 행방 불명」은 여름방학 특수를 겨냥, 올 7월께 개봉된다. 주인공 치히로가 가족과 함께 이사를 떠나던 도중 폐허가 된 놀이공원에서 홀로남아 기이한 환상세계를 체험한다는 내용. 지난해 7월 일본에서 개봉돼 일본영화 사상 최다인 1천477만명의 관객을 동원, 작품성과 흥행성을 검증받았다. 이밖에 국내 개봉이 가능한 국제영화제 수상작인「붉은 돼지」「폼포코 너구리대작전」등이 겨울 방학에 맞춰 개봉 대기 중이다. 그러나 배급사들은 아직까지 재패니메이션을 개봉하는데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지난 2000년 6월 정부의 일본문화 3차 개방 조치에 따라 국내에 본격 상륙한 재패니메이션은 당초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흥행에 부진을 겪어왔기때문이다. 「무사쥬베이」나「포켓몬스터」「인랑」「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이웃집 토토로」등 그간 선보인 작품의 경우, 관객수는 작품당 6천500여명~25만명 수준이었다. 이에따라「마녀 배달부 키키」「추억은 방울방울」「천공의 성 라퓨타」「반딧불의 묘」「아키라」「스프리건」「에반게리온 1,2」등도 수년째 수입사의 창고에서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대원 C&A홀딩스의 한 관계자는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 자체가 작은 데다 유명작품의 경우 국내에서 이미 `볼 사람은 다 봤다'는 점이 관심을 떨어뜨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2년 한일 월드컵 경기를 앞둔데다「센과 치히로의…」의 베를린 수상소식이 재패니메이션 붐이 일으키는데 촉매 역할을 해 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기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기자 fusionjc@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