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이화여대박물관에서 개막된 "또다른 미술사:여성성의 재현"전은 여성의 관점에서 20세기 미술사를 다시 보는 이색 전시회다. 서양미술 도입기의 이종우에서 신세대 작가 이불까지 63명의 작품 71점이 출품됐다. 남성주체의 시선으로 기술하는 불균형을 해소해 억제된 절반의 미술사를 복원하자는 게 이화여대박물관의 기획 의도다. 전시는 "여성의 이미지와 공간" "여성적 소재와 기법"등 두 가지의 주제로 꾸몄다. "여성의 이미지와 공간"은 김은호 김환기 박생광 박수근 오지호 천경자 등 43명의 작품을 선보였다. 전통 가치관에 따라 그려진 이상적 여성상은 우아한 자태로 집안 일을 하거나 몸단장하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한국화와 서양화 사이에 별 차이가 없다. 그림 속의 여성이 차지하는 공간도 이들의 사회적 문화적 위상을 보여주는 척도가 됐다. "여성적 소재와 기법"에는 강애란 김수자 노은님 석난희 원문자 정종미 등 20명이 작품을 냈다. 이들은 기존의 남성적 주류 시선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으나 여성적 체험과 모티프를 작품에 반영하고 있다고 박물관측은 풀이한다. 6월 29일까지. (02)3277-3152.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