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니어링(1904~1995)은 남편 스코트 니어링(1883~1983)과 함께 자연과 조화를 이룬 "좋은 삶(good life)"을 실천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미국 버몬트 주 남쪽의 버려진 땅에서 밭을 일구고 유기농을 실천하며 살아있는 모든 것과 조화를 추구했다. 평생 동안 자연을 사랑하고,채식주의를 실천하고,뭍 생명을 사랑하며 감사했던 그녀의 삶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헬렌이 죽기까지 13년동안 그녀의 삶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봐온 전기 작가 엘렌 라콘테는 '깊은 영성'이 그 원동력이었다고 설명한다. 라콘테가 쓴 신간 '헬렌 니어링,또 다른 삶의 시작'(황의정 옮김·두레·8천원)은 헬렌의 이같은 영적인 깊이와 내면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영적 전기'다. 헬렌과 나눈 많은 대화와 그녀가 남긴 일화들,일기 등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헬렌의 정신세계와 영적인 삶의 모습을 자세히 전하고 있다. 헬렌은 '좋은 삶'만큼이나 '좋은 죽음'을 준비했고 그러면서도 일상의 삶에 충실했다. 만년의 헬렌은 '땅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의 선구자였고 죽음에 관한 '구루'(훌륭한 스승)였으며 불안한 세기말에 건설적이고 성스럽게,기쁘게 사는 것의 의미를 가르쳐 준 진정한 스승이었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구루 명상'을 통해 헬렌과 같은 삶을 살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구루 명상은 자신의 가슴과 정신,삶과 소망을 스승과 합치시키고 스승의 지도를 요청하는 것.티베트의 영적인 지도자 소걀 린포체의 말대로 스승을 자기 마음을 진리와 연결해주는 고리로 삼는 것이다. 따라서 헬렌의 삶과 영성에 대한 명상은 더 넓은 세상을 향한 창문,더 큰 삶으로 나아가는 출구가 될 것이라고 저자는 제안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