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훈풍이 낯설지 않은 걸 보니 바야흐로 봄이 온 모양이다. 조금만 있으면 겨우내 못보았던 개나리 진달래도 어여쁜 자태를 드러낼 것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지만 오히려 이럴때일 수록 입맛을 잃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딱히 이거다"라고 떠오르는 게 없을때 꽃게는 어떨까. 보통 6월이 산란기인 꽃게는 3,4월에 최고의 맛과 영양을 자랑한다. 꽃게는 고단백,저지방의 건강식품이면서 맛이 담백해 많은 식도락가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렇지만 발라먹기가 까다롭고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에서 선뜻 손으로 먹기가 힘들다는 게 단점이다. 서울 역삼동 LG강남타워 지하 1층에 위치한 한식당 "사랑채"(www.maindish.co.kr)가 다음달 4일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꽃게감정"은 이러한 번거로움을 해결해 주는 음식이다. 이름이 다소 생소한 꽃게감정은 꽃게살과 쇠고기 숙주 두부 배추김치 마늘등을 버무려 꽃게의 등껍질에 채운뒤 이것을 다시 미나리 쑥갓 버섯 청고추등의 갖은 양념과 함께 육수에 넣고 끓인 것이다. 꽃게감정은 살을 모두 발라낸 뒤 양념을 해 먹기에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부드러운 게살의 달고 독특한 맛이 쑥갓의 향긋함과 조화를 이뤄 입안에서 살살 녹기 때문에 입맛을 잃기 쉬운 봄철 영양식으로 제격이다. "감정"은 궁중음식에서 고추장 찌개를 일컫던 말인데 찌개만이 아니라 고추장으로 간을 한 요리를 말할때 두루 쓰이기도 한다. 사랑채의 꽃게감정에는 기본찬 4가지와 죽 전채 과일 전통차가 함께 제공된다. (02)2005-1005~6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