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기자 김승현씨가 유럽의 미술관에서 보고 들은 내용을 정리한 책 「이야기가 있는 미술관」(컬처클럽)을 펴냈다. 저자는 세계문화를 가장 빨리 이해하는 지름길이 미술이라고 보고 서양미술의 본고장에서 작가와 작품 이야기를 들려주려 했다. 그는 포르투갈의 리스본, 체코의 프라하, 노르웨이의 베르겐, 이탈리아의 나폴리 등을 두루 여행했다. 김씨의 그림 읽기는 19세기 인상주의에서 시작한다. 인상주의 효시이자 '빛의 마법사'로 불리는 클로드 모네의 을 언급한 뒤 그에게 영향을 준 17세기 작가 니콜라 푸생의 이야기로 거슬러올라가기도 한다. 교과서 그림으로 잘 알려진 장 프랑수아 밀레와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을 통해서는 이들의 예술적 혈연관계를 더듬었고, '백야의 나라' 노르웨이에서는 에드바르트 뭉크가 를 그릴 수밖에 없었던 자연조건을 살폈다. 그의 '작가산책'은 에로티시즘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와 현대미술의 아버지 폴세잔, 바로크 미술의 거장 루벤스, 빛과 어둠의 화가 카라바조, 멕시코 출신의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 부부, 20세기 천재화가 피카소 등으로 이어진다. 김씨는 또 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 포르투갈의 굴벤키안 박물관, 독일의 페르가몬 박물관 등의 전시에도 눈길을 주었다. 스위스 로잔에서는 조셉 무앙드르의 처럼 '다듬어지지 않은 예술'인 아르 브뤼트 작품들을 대했고, 체코의 프라하에서는 '새로운 예술'인 아르 누보의 건축물들이 지천에 널려 있음을 발견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