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이 일반대중과 가까워지기 위해선 미술의 대종이라고 할 수 있는 구상미술이 발전해야 합니다" 전시기획자이며 시인이기도 한 류석우(58) 미술시대 주간은 "미술의 범위에 건축,사진까지 포함되고 젊은 작가들은 미디어영상을 선호하는 등 미술이 너무 광범위해지고 난해해지다보니 일반 대중들로부터 외면을 받게 됐다"며 "이런 때일수록 미술의 본령인 구상미술과 평면작품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류 씨는 미술계에서 "마당발"로 통한다. 원로작가에서부터 전문작가를 꿈꾸는 미대 대학원생까지 그를 모르는 이가 드물 정도다. 한 해에 50회가 넘는 개인전 및 그룹전시를 기획하는 일을 벌써 수 십년째 해오고 있다. 지난해만도 한국현대미술제(예술의전당),3인3색전(성곡미술관) 대한민국구상미술제(창원 성산아트홀)등 굵직굵직한 기획전을 포함해 60여건에 달하는 전시를 기획했다. "창원시와 공동으로 5개년 계획의 기획전을 준비중입니다. 추상,조각(입체),공예.판화,미디어아트분야까지 매년 한차례 기획전을 꾸며 일반대중들에게 다양한 장르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중퇴한 류 씨는 1974년 "도예4인 명인전"을 기획하면서 미술계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30년 가까이 전시를 기획하면서 문학과 미술과의 접목을 위해 89년부터 매년 시화전을 열어오기도 했다. 그가 낸 시집만도 "고백" "길 밖에서"등 16권에 달한다. 그는 "기획전시를 열어준 신예작가들이 중견작가로 성장해 인기를 얻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요즘은 기획전시를 더 하고 싶어도 비용 부담으로 인해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한다. "최근들어 입체 미디어 사진분야가 시대를 앞서가고 있는듯 보이지만 작품성면에선 선진국에 크게 뒤진다고 봅니다. 평론가들이 이러한 장르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탓에 미술시장이 침체되고 일반과의 괴리감만 깊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는 "반대로 구상미술이 몰락했다고 보는 견해가 많지만 살아남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구상작가들이 적지 않다"며 "중요한 것은 장르가 아니라 어떠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작가정신에 있다"고 강조한다. 많은 미술인들이 한국 미술의 장래를 어둡게 보고 있는데 반해 류 씨는 낙관적인 입장이다. "작품성으로만 보면 한국작가들의 작품이 세계적 수준에 와 있다고 봅니다. 미술이 경제력이나 국력과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국력만 뒷받침되면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그는 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조수미나 백남준같은 문화예술인이 전세계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듯이 경쟁력있는 국내 미술가들이 해외아트페어에 참가해 한국의 위상을 높일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을 크게 늘려야 할 때입니다" 글=이성구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