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칼자루를 쥔 세상,고객 중심의 경제에서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리엔지니어링과 프로세스 중심 기업의 창시자인 마이클 해머는 새로운 경영환경에 맞는 새로운 의제 설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의 새 책 '아젠다'(김이숙 옮김,한국경제신문사,1만5천원)에는 향후 10년간 새로운 경영환경에서 승리하기 위한 9가지 방법이 담겨 있다. 혁신적인 거대 제조업체와 공익조직체들의 성공적인 경영사례에서 추출해낸 고객 중심의 해법들이다. '고객이 거래하기 쉬운 회사가 돼야 한다''고객이 원하는 것을 더 많이 제공하라'고 먼저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제 고객들의 가장 큰 불만은 품질이나 서비스보다 제품을 주문,수취하고 대금을 지불하는 과정이 너무 까다롭다는 것. 때문에 고객의 시간과 돈을 절약해주고 불편을 없애주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비슷비슷한 경쟁업체들과 싸워 이기려면 고객에게 더 많은 것을 제공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프로세스 중심의 경영은 여전히 유효한 행동강령이다. 고객이 요구하는 수준의 성과를 내려면 프로세스라는 축을 중심으로 기업을 조직하고 경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해머는 '프로세스를 고민하라'고 다그친다. 판매,제품개발 및 그밖의 창의적인 과업에도 규율과 구조의 위력을 끌어들여 프로세스 중심으로 바꾸라고 강조한다. 인터넷 시대인 만큼 기업에 대한 개념과 경영자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고 해머는 지적한다. 회사를 독립 기업이라기보다 가상적으로 통합·확장된 기업의 한 구성요소로 받아들여야 한다. 기업간의 벽도 허물어야 한다. 막대한 간접비와 비효율성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유통망도 최종 소비자에게 봉사하기 위해 협력하는 유통공동체로 바꿔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경영자는 협소한 영역의 지배자가 아니라 기업의 큰 이익을 위해 팀웍을 발휘하고 협력하는 팀플레이어가 돼야 한다. 해머는 '고객중심 경제에서는 어제의 혁신이 오늘 한계에 이르고 내일이면 폐물이 되고 만다'면서 '살아남고 싶다면 반드시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