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주영(63)씨가 새 장편소설「멸치」(문이당)를 냈다. 어린 소년 '나'를 화자로 삼아 포수인 아버지의 허세와 불성실에 환멸을 느낀 어머니가 떠나간 상황을 배경으로, 유수지에서 외부와 관계를 끊고 사는 외삼촌과아버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소년은 부권을 상징하는 아버지와 아버지와 앙숙 관계인 외삼촌 사이를 오가면서 어머니가 돌아오길 고대하며 성장 일기를 엮어간다. 가족의 허상을 짚어내면서도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진정한 가족소설의 면모를 지닌다. 아버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어머니와 어느 날 눈보라처럼 날아온 삼례라는 여성을 등장시킨 전작 「홍어」(98년 대산문학상 수상작)와 비교하며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272쪽. 8천500원.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