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가 전세계에 자랑하는 '소년합창단의 대명사' 빈 소년합창단이 2년만에 한국을 찾아온다. 빈 소년합창단은 오는 3월 5일 광주 문화예술회관 대극장을 시작으로 6일 포항문화예술회관, 7일 통영 시민문화회관 대극장, 8-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0일 제주 문화예술회관 대극장 등 모두 여섯 차례 공연을 갖는다. 1980년대 중반 처음 내한한 뒤 92년과 94년, 97년, 2000년 공연에 이은 여섯 번째 내한 무대다. 50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빈 소년합창단은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천상의 화음'을 선사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소년합창단으로, 15세기 말인 1498년 오스트리아 황제 막시밀리안 1세가 창단한 궁정성당 성가대에서 출발했다. 창단 당시 궁정오케스트라, 궁정오페라단과 함께 빈 음악의 전성기를 구가했으며, 오늘날에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빈 국립오페라단과 함께 빈 궁정악단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왕정이 무너지던 20세기 초 해체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합스부르크 왕조 최후의 궁정악장이던 요제프 슈니트 신부가 재창단, 궁정성당 성가대 역할을 벗어나 일반 대중의 사랑까지 한 몸에 받기 시작했다. 슈베르트가 소년 시절 이 합창단에서 보이 소프라노로 활동했다는 사실은 유명한 이야기. 그리고 모차르트가 이 합창단을 지휘하고 베토벤이 반주를 맡았으며, 바그너와 리스트, 요한 슈트라우스 등 쟁쟁한 작곡가들이 곡을 헌정했다는 사실도 이합창단의 명성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단원 모두가 기숙사 생활을 하며 엄격한 규율 속에서 철저한 인성교육과 예절교육, 그리고 음악 수업을 받는 것이 최고의 음악성을 유지해 온 비결이다. 현재 합창단은 오스트리아 내에서 각종 연주회나 주일 미사 때 노래하는 1개 팀과 세계를 순회하며 공연하는 3개 팀으로 구성돼 있으며, 단원들의 음역은 여성합창단처럼 소프라노와 메조소프라노, 알토 등 3부로 이뤄져 있다. 지휘자 마르틴 셰베스타와 24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빈 소년합창단의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슈츠의 「신을 찬양하라」, 웨슬리의 「아베 마리스 스텔라」,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멘델스존의 「여호와의 종들아 주를 찬양하라」, J. 슈트라우스의왈츠와 폴카 등을 들려준다. ☎ 548-4480∼2.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