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무로에 중견 여배우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류승완 감독의 신작「피도 눈물도 없이」로 6년 만에 활동을 재개한 이혜영을 비롯해 배종옥(`질투는 나의 힘'), 이미숙(`울랄라 씨스터즈'), 유호정(`취화선'), 황신혜(`패밀리') 등 중견 여배우들의 신작이 올 한해 극장가에 쏟아져 나온다.

최민식.안성기 등 남자 배우들이 오랫동안 스크린을 지켜왔던데 반해 새로운 스타가 날마다 `뜨고 지는' 영화계에서 중견 여배우들의 설자리는 좁았던 게 사실.

이들의 재기는 만년 `여배우 기근'에 시달리는 충무로에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

지난 95년 돌연 연기 생활을 접고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던 이혜영은 투견장을 무대로 두 여자가 벌이는 활약을 다룬 `여성버디액션'「피도 눈물도…」(3월 1일 개봉)로 6년 만에 관객들을 찾아간다.

「땡볕」「화엄경」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인 그녀는 다부진 근육과 날카로운 눈매로 뭇 남성들을 제압하는 전직 금고털이범으로 나와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주노명 베이커리」이후 2년 만에 영화에 출연하는 황신혜는 「패밀리」(최진원 감독)에서 코믹 연기에 도전한다. 형제 조폭(윤다훈.김민종)에 맞서 싸우는 당찬 성격의 룸살롱 마담 `오해숙'이 그녀가 맡은 배역. 더이상 `미인 배우'로만 머물지 않겠다는 각오다.

`똑 부러지는' 연기로 유명한 배종옥은「질투는 …」(박찬옥 감독)의 주연을 맡았다. 그녀의 스크린 진출은 지난 97년「깊은 슬픔」이후 4년 만이다.

옛 애인을 빼앗아간 유부남에게 새 애인을 또 빼앗길 위기에 처한 한 청년의 연애담을 그릴 이 작품에서 배종옥은 두 남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성적으로 자유분방한 여자로 출연, 문성근. 박해일과 호흡을 맞췄다.

「단적비연수」「베사메무쵸」등에 잇따라 등장해 중견 여배우 전성시대를 예고한 이미숙은 차기작으로「울랄라…」(박제현 감독)를 골랐다. 여성 4인조 댄스그룹을 소재로 한 코믹영화「울랄라…」에서 왕언니 `은자'로 변신한 이미숙은 김민.김원희 등 후배 연기자들과 하루 다섯 시간씩 탱고와 디스코 등 댄스를 배우며 연기의욕을 불태웠다는 후문이다.

그런가 하면 단아한 외모와 연기력을 인정받아 임권택 감독의 신작「취화선」에 전격 캐스팅돼 스크린에 데뷔한 배우 유호정은 최근 촬영을 마치고 관객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기자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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