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복거일씨가 아주 독특한 패러디 소설 '목성잠언집'(중앙M&B)을 냈다. 부패한 권력에 대한 야유와 신랄한 비판을 담은 작품이다. 소설은 서기 2600년부터 3백년간 가상의 별에서 일어난 사건을 SF형식으로 그리고 있다. 30세기 후반 혜성과의 충돌로 멸망한 이 행성에 중요 인물의 어록이 남겨진다. 작가는 그 어록에 해설을 붙이는 방식으로 지금의 정치상황을 오버랩시킨다. 그러면서 현정권의 햇볕정책과 언론사 세무조사 등 정책 전반에 걸쳐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댄다. '권력은 칼날이다. 가볍게 쥐어야 한다''국세청 요원 한둘이 신문사에 나와서 사나흘 조사하면 그것은 일상적 사건이다. 요원 대여섯이 대엿새 조사하면 우연의 일치다. 오십 명이 넘는 요원들이 석달 넘게 뒤지면 그것은 언론탄압이다''돈은 모든 사람들이 알아듣는 국제어가 아니가?' 문학평론가 한기씨는 "오늘의 한국사회 혹은 인류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들을 염두에 두면서 이 잠언과 해설의 문면들을 읽어내려 간다면 의외로 깊은 통찰적 지혜에 맞닥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