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평론가 이주헌씨의 '명화는 이렇게 속삭인다'(예담,1만5천5백원)는 아름다운 그림과의 대화를 한껏 즐길 수 있는 책이다. 앞부분의 '빅토리아,그 낭만의 이름'에는 19세기 영국 낭만주의 화가 5명의 작품이 소개돼 있고 '그림속의 시대,그림속의 삶' '땅의 붓으로 그린 하늘'에는 서양 명화 속에 나타난 삶과 죽음,기독교를 주제로 한 그림들이 설명돼 있다. 특히 ?발팽송의 욕녀?(그림) 등 앵그르의 작품에서는 고대 그리스 조각같은 미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뒷부분의 '우리를 알수록 우리가 그립다'에는 김원숙 문봉선 조환 이정진 석철주 강용대 등 한국 화가들의 작품이 실려 있다. 저자의 말대로 '우리에게 속삭이듯 말을 걸어오는,그렇게 다정다감하게 다가올 줄 아는 그림들'을 책갈피 사이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장씩 음미하며 넘기다 보면 때로 산책길의 친구가 되고,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한 잔의 차가 되고,부드러운 위로와 행복을 주며 삶의 동반자가 되기도 하는 명화와 저절로 친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