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말부터는 설 연휴가 시작된다. 오랜만에 방문하는 친척과 손님맞이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분주해진다. 집안 곳곳을 닦아내고 묵은 때를 벗겨내는 설날 집단장도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이왕 할 일이라면 조금 더 신경을 써서 설분위기를 물씬 내보자. 명절 분위기를 감안,우리 고유의 한지를 활용한 소품을 써보는 것도 멋진 생각이다. 한지의 독특한 질감과 다양한 빛깔은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이미지를 연출하는데 충분하다. 한지를 이용한 공간연출은 요즘 유행하고 있는 젠(Zen)스타일을 연상시킨다. 절제된 아름다움을 잘 나타내기 때문이다. 젠이란 "선(禪)"의 일본식 발음으로 건축이나 인테리어 공간에서 단아하고 담백한 이미지를 표현하는 디자인을 말한다. 한지를 이용한 거실 꾸미기=우선 거실에 한지를 이용한 칸막이를 세워 보자. 은은한 느낌의 한지를 이용한 칸막이는 공간을 나누거나 집안 구석을 장식하는데 좋다. 한지 칸막이를 특별히 고풍스러운 공간에 사용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이 때 한지 칸막이는 오히려 모던한 실내 분위기와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한지를 이용한 엽서 트리=한지 엽서 몇장을 이용해서 설날 트리를 만들어보는 것도 멋진 아이디어다. 거설 한켠에 세워두면 한결 분위기가 살아난다. 꽃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하얀나무를 깊은 컵에 꽂고 마른잎이나 리본으로 장식한 한지엽서를 매달면 된다. 가족간의 애정어린 메시지를 담긴 엽서를 달아 "사랑의 우체통"으로 사용해도 좋다. 한지로 꾸민 안방=침대 옆의 사이드 테이블이나 화장대 주변의 화분도 한지로 살짝 감싸주면 전혀 새로운 느낌을 낼 수 있다. 또 자연스런 구김과 한지의 견고성을 응용해 커튼 고리도 만들어보자. 이 때 수술은 한지를 3등분으로 나눈 후 중간부분을 남겨두고 나머지를 잘게 자른다. 중간을 중심으로 한지를 꼬아서 수술을 정리하고 커튼을 잡아주는 고리와 연결한다. 연결 부분을 금줄로 묶어서 감추고,같은 방법으로 고리의 끝 부분도 금줄로 묶는다. 한지 조명을 이용한 현관 꾸며주기=은은한 불빛이 한지의 느낌을 더욱 살려주는 한지조명. 현관이나 층계에 놓아두면 특별히 불을 밝히지 않아도 공간을 따스하고 정감있게 밝혀준다. 장식적인 기능도 뛰어나다. 투명한 아크릴판을 크기를 맞추어 네 조각을 낸 후 테이프 등을 이용해 붙이고 한지로 감싸준다. 한지를 이용한 테이블 매트와 러너=테이블 러너(테이블 중앙에 까는 천)와 매트도 한지를 이용하면 늘 사용하는 테이블 보에 변화를 줄 수 있다. 흰색의 한지를 격자로 엮은 후 겉은 테이블 러너와 같은 전통문양의 한지를 이용해 마무리한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