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갔다온 대한민국 남자라면 라면과 관련된 추억 하나쯤은 갖고 있을 것이다. 야외훈련때 전우들과 함께 먹던 그때 그 라면은 왜 그리 특별했던지. 당직근무 뒤 상사들의 눈을 피해 몰래 먹던 라면 맛은 또 얼마나 기막혔던가. 지하철 2호선 선릉역 인근에 위치한 "황토군 토담면 오다리"는 군대시절 라면에 얽힌 아련한 향수와 함께 정통라면의 제대로 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라면전문점이다. 옛 군대에서나 구경했음직한 오래된 반합속에서 보글보글 끓는 라면을 라면을 보면 먼저 군침부터 삼키게 된다. 이 집 라면에는 군대시절 라면만 1만번 이상 끓였다는 임형태사장만의 노하우가 고스란이 녹아 있다. 쫄깃쫄깃 하면서도 얼큰한 정통라면의 참맛을 보고 싶다면 한번쯤 찾아가도 후회는 하지 않을 성 싶었다. 그렇다고 별스런 재료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다. 비결은 물과 불,그리고 적절한 타이밍,이 세가지만 잘 조합하면 맛있는 라면을 만들수 있다는게 임사장의 지론이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게 라면이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맛있게 만들지는 못합니다. 비록 라면 한끼라도 우리집을 찾은 손님들이 정말 맛있는 라면을 먹었다고 느낀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죠" 다양한 손님들의 취향에 맞춰 계란 떡 만두 치즈 김치 야채 햄 카레등도 추가로 주문할 수 있다. 입맛이 없고 바쁜 직장인들의 아침을 위해선 얼마전부터 반개면(라면의 반만 끓이는 것)도 별도로 개발해 내놓고 있다. 양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콩나물밥을 무한정으로 제공한다. 물론 추가요금은 받지 않는다. "맛있고 괜찮더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점심때는 15평 남짓한 실내가 꽉차고 5~10분정도 줄서서 기다려야 할때도 허다하다. 그래도 구수한 라면을 못잊어 이집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02)555-4985.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