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부와 유학자가 공자와 예수의 가르침을 일상생활과 접목해 함께 풀이한 ''성서 옆에 논어 놓고 논어 옆에 성서 놓고''(성서와 함께,9천원)를 펴냈다. 저자는 가톨릭대 교수인 최기섭 신부와 성균관대에서 유학과 동양철학을 공부한 김형기 박사. 하늘 땅 길(道)을 대주제로 삼아 성서와 논어의 구절을 제시한 뒤 그 가르침의 공동점과 차이점,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구체적 의미를 생각해보는 글 36편을 실었다. ''아버지의 뜻과 천명(天命)''이라는 글에서 최 신부는 예수와 공자의 신념을 비교한다. 예수는 ''아버지의 뜻''을,공자는 ''천명''을 신념의 원천으로 삼았다. 예수는 자신의 모두를 바치는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아버지의 뜻을 철저하게 이뤘고 공자는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삶의 모습을 통해 자신이 깨달은 천명을 실현했다. 정치에 대해 공자와 예수는 어떤 가르침을 주고 있을까. 공자는 "정치란 바로잡아가는 것"이라며 "몸소 먼저 행하고 수고해야 한다"(자로 제1절)고 가르쳤다. 예수는 이에 비해 "백성을 사랑하고 섬기는 정도에 따라 높낮이가 정해진다"며 백성을 위한 봉사를 강조했다. 공자는 게으른 제자를 호되게 나무랐고 인형이나 허수아비를 만드는 데 대해 인간을 함부로 상하게 할 우려가 있다며 화를 냈다. 또 예수는 성전을 더럽히는 장사꾼들에 대해 대로했다. 그래서 김 박사는 "오늘날은 참으로 공자와 예수의 질타가 필요한 시대"라며 헛된 낮잠으로 진리의 실천을 게을리 하는 사람들과 종교의 울타리 안에서 축재하고 거짓 선을 행하는 사람들을 경계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