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발레리나 강수진이 수석무용수로 재직중인 독일 슈트트가르트발레단과 함께 오는 30~3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공연작은 "카멜리아 레이디".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춘희"를 함부르크발레단의 존 노이마이어 예술감독이 안무한 작품이다. 순수한 영혼의 처녀 마르그리트와 가난한 총각 아르망과의 비극적 사랑이 그려진다. "''오네긴''과 함께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여기서는 사랑을 갈구하는 인간의 내면에 깊숙이 들어갈 수 있지요. 스토리가 슬프면서도 아름다워서 처음 연습할 때부터 푹 빠졌습니다" 강수진은 이 작품에서 ''백조의 호수''나 ''지젤''에 비해 한층 우아한 몸짓을 보여준다. 사랑과 죽음의 극단을 오가는 커다란 진폭의 감정을 다양한 몸짓으로 체화한다. 더욱이 이 작품의 음악은 쇼팽이 쓴 것이어서 춤과 음악 연기의 절묘한 조화가 연출될 전망이다. 강수진은 지난 99년 모스크바국제무용협회가 주최하는 무용제전인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이 작품 주인공 마르그리트의 가련한 인생을 잘 표현한 공로로 여성무용가상을 받았다. "마르그리트는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에 모든 행동을 극단화하지요. 책을 여러번 읽은 뒤 그녀의 감정을 제 것으로 만들어 춤을 춥니다" 슈트트가르트발레단에서 동양인 유일의 프리마 발레리나로 활약 중인 강수진은 지난 85년 스위스 로잔 콩쿠르에서 대상을 받고 이듬해 슈트트가르트발레단에 입단했다. 이어 94년에 이 발레단의 솔리스트,97년 수석무용수로 발탁됐다. 그녀는 고난도의 테크닉으로 거침없이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최근 주요 무용상 수상과 함께 광고에 출연하는 등 무용인생의 정점에 섰다. 올해로 창단 40주년을 맞는 슈트트가르트발레단은 세계 6대 발레단으로 평가받는 정상급.강수진의 상대역 로버트 튜슬리는 영국 로열발레학교 출신으로 탁월한 기량을 자랑한다. 미국 출신의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는 무용수 개개인에게 해석을 맡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객 여러분이 세상 시름을 잊고 잠시 이 작품에 빠진다면 좋은 느낌을 갖고 공연장을 나설 수 있을 거예요" 강수진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쳐났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