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 도읍기(BC 18-AD 475년) 백제 왕성으로 유력시되는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에서 출토된 토기는 제작기술 유형에 따라 5가지로 나눌 수 있으며 발전양상으로 볼 때는 3단계 구분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한 이 토기들을 X선 회절분석을 거쳐 경도(굳기), 소성도(구운 온도), 색조, 흡수율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이른바 백제토기는 새로운 제작기술이 도입되고 기종(器種)이 눈에 띄게 다양화하는 단계인 서기 2-3세기 중반 무렵으로 생각된다는견해도 아울러 제시됐다. 이는 풍납토성 남쪽 1㎞ 지점에 자리한 몽촌토성에 대한 지난 80년대 발굴 성과를 토대로 구축된 ''백제토기 성립은 3세기 중,후반 이후''라는 기존 학계 통설을 1-2세기 가량 앞당긴 것으로 새로운 논쟁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7년 풍납토성 주거지에 이어 99년 풍납토성 성벽을 직접 발굴한 국립문화재연구소 유적조사실 최성애씨는 최근 한양대대학원에 제출한 석사학위 심사통과 논문 ''풍납토성 토기의 제작유형과 변화에 관한 일(一)고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종전 백제토기 연구가 토기의 기술적 특성에 관한 구체적 고찰없이 개별기종에 대한 (형식) 분석에만 치중, 이를 토대로 ''백제토기''를 인식하고 편년(연대)을 설정함으로써 문제를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이는 몽촌토성 발굴을 토대로 성립된 ''백제토기설''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최씨는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몽촌토성보다 훨씬 이른 시기 및 광범위한 시기에 걸쳐 더욱 다양한 기종을 출토한 풍납토성 토기를 제작기술 유형이라는 측면에서 분류를 시도했다. 그 결과 형식, 기능 등에 따라 14개군(群) 30개 기종으로 일단 분류된 풍납토성토기는 제작기술에 따라 ▲풍납동식 무늬없는 토기 ▲연질 타날문 토기 ▲연질 무늬없는 토기 ▲회색 경질 토기 ▲회청색 도질 토기의 5가지 유형으로 설정됐다. 이 토기들은 다시 시기별 발전 양상에 따라 연질→도질(陶質)→경질의 3단계로 구분이 가능하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또 토기가 지하에서 출토되는 층위별 분포를 볼 때 풍납토성 토기는 맨아래층에서는 청동기시대 무늬없는 토기와 크게 다를 가 없는 풍납동식 무문토기 일색을 이루다가 2층에서는 새로운 제작기술을 도입한 다양한 토기가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지표면에서 가까운 3-4층으로 계속되고 있으며 나아가 섭씨 1천도 이상 온도로 구운 토기가 자주 나온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런 성과를 볼 때 이른바 ''백제토기''는 새로운 제작기술이 도입되고 그에 따른 각종 토기가 등장하는 풍납토성 제2기로 보아야 하며 그 시기는 주거지를 비롯한 다른 유적과 관련성을 고려할 때 2-3세기 무렵이라고 최씨는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tae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