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출신 테너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29)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고 AP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지난 10일 저녁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로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공연에 알마비바 백작 역으로 출연한 플로레스는 신선한 젊음과 준수한 외모, 달콤하면서도 화려한 콜로라투라로 청중들을 매료시켰다. 커티스 음악원을 졸업한 플로레스는 1996년 이탈리아 페자로에서 개최된 로시니오페라 페스티벌에서 「샤브란의 마틸데」에 출연, 유럽 무대에 데뷔했으며 이후 라스칼라, 로열 오페라, 파리 오페라, 빈 국립오페라 등 유명 오페라 무대에 섰다.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알마비바 백작과 같이 콜로라투라적인 기교가 요구되는 배역을 주로 맡아온 그는 이번 메트 공연에서도 백작의 아리아인 ''저항을 포기하라'' 중 끝부분의 아찔한 고음을 10초 이상 지속, 청중들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3천800석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은 플로레스의 열창에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만끽하며 오랫동안 열광적인 환호와 갈채를 보냈다. 플로레스는 오는 4월 11일에도 같은 배역으로 출연, 로지나 역의 베셀리나 카사로바와 공연할 예정이며 음악팬들은 ''콜로라투라의 향연''이 될 이 공연을 결코 놓쳐서는 안될 것이라고 AP는 덧붙였다. 전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로베르토 알라냐, 호세 쿠라 등과 함께 ''3대 테너''의 뒤를 잇는 신성(新星)으로 떠오르고 있는 플로레스는 최근 로시니의 오페라 아리아들을 수록한 앨범을 데카 레이블로 출시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