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경제만이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기약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입증되었다. 그러나 반(反)시장,반기업정서가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박혀 있다. 이런 모순을 감안한다면 이같은 정서를 불식시키는 일 그리고 우리의 활로는 자유경제라는 것을 깨우쳐 주는 일이 지식인들의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지식인들은 이 일을 소홀히 했다. 시민들을 깨우치는 글을 쓰지 않고 경제학의 전문성만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지식인과 시민 사이의 간격이 아주 넓어진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제 지식인들은 이 간격을 좁히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 이런 작업에 매진하고 깊은 고뇌를 거쳐 쓴 책이 박동운 교수의 'Q&A 형식으로 엮은 시장경제 이야기'(FKI미디어, 1만5천원)다. 이 책을 돋보이게 하는 점은 많다. 가장 중요한 세 가지만 짚어보자. 첫째로 아주 간결하고 쉽게 쓰여졌다는 점이다. 경제학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다. 전철을 타고 다니면서 읽어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다. 단순히 경제만을 다룬 책이 아니라는 것도 강점이다. 시장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윤리와 법 정치 등 중요한 학제들을 종합해 시장경제의 원리를 예리한 필치로 써내고 있다. 따라서 법과 시장경제의 관계, 정치와 시장경제 그리고 윤리와 시장경제의 관계를 알고 싶은 모든 학생들이나 시민들에 친절한 안내서로 손색이 없다. 빼놓을 수 없는 이 책의 또 다른 강점은 이렇다. 소득 불평등과 복지정책, 노동시장, 구조개혁 등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는 경제개혁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짜임새있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책은 결코 상아탑 서적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쓰여진 책이다. 미국이나 영국 뉴질랜드 등 경제개혁에 성공한 나라들의 사례를 들어 우리사회의 경제개혁과 국제적으로 비교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이 책은 자유경제에 대한 교양서적으로서 보기 드문 것임에 틀림없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특히 화폐와 금융문제를 다루지 못한 점이다. 시장경제에서 돈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우리의 금융개혁이 매우 중요한 것임을 감안할 때 이 문제를 다루지 않은 것은 아쉬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다 읽고 난 독자라면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시장경제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주변사람들에게 진정으로 깨우쳐 주고 싶었습니다'라는 저자의 화두가 얼마나 진솔한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자유경제를 놓고 시민들과 지식인들 사이에 가로 놓여있는 넓은 간격이 좁혀질 것이라는 뜻이다. 민경국 < 강원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