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 이후 사흘째 계속된 한파로 수도계량기가 얼어터지는 등 피해와 사고가 속출했다. 기상청은 이달 중순까지 강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날이 많을 것으로 예보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2일부터 3일까지 수은주가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6백60여건의 수도계량기 동파사고가 발생했다. 강서구 가양동과 양천구 목동 일대 복도식 아파트와 연립주택의 수도관이 얼어붙은 것을 비롯 구청별로 각 10건 이상의 동파사고가 신고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 등은 헌 옷가지나 방풍테이프를 수도계량기에 감거나 수도꼭지의 물을 조금씩 흐르도록 하는 동파 방지요령을 알리는 등 피해를 막기 위해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강원도 철원과 대전 광주 등에서도 동파와 빙판길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처럼 새해 정초부터 한파가 몰아닥친 것은 겨울마다 주기적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대륙성 고기압' 때문인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북서쪽의 시베리아 지방에서 생성된 차가운 공기덩어리(대륙성 고기압)가 대기의 순환에 따라 한국쪽으로 세력을 확장하면서 내려와 주기적으로 추위를 몰고온다는 것. 또 겨울철 밤사이에 맑은 날씨가 이어질 경우 지표면이 갖고 있던 열을 빼앗겨 기온이 더욱 떨어지면서 추워지는 '복사냉각'도 이번 한파의 한 요인으로 풀이됐다. 기상청 김승배 공보관은 "올 겨울은 기온이 갑작스럽게 떨어지는 등 기온변화가 큰 편"이라며 "이달 중순까지는 추운 날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