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간다. 분주함과 혼란스러움으로 가득찬 시간들을 뒤로 한 채 우리는 또 다른 새해를 맞는다. 연말이 되면 우리들은 어느 누가 권하지 않더라도 자신을 되돌아보기를 원한다. 세상으로부터 약간의 거리를 두고 내면의 진정한 자기를 찾아서 떠날 수 있는 정말 좋은 시간이 이 무렵일 것이다. 빛의 속도로 달려가는 세상에 영혼이란 단어는 어떤 면에서 보면 사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세월의 무게가 더해 갈수록 영혼이란 내면의 또 다른 자기를 잘 가꾸지 못한다면 우리의 삶은 세파에 이리 저리 휘둘리면서 점점 메말라 갈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된다. 현실 세계의 삶이 빡빡해지면 질수록 우리들은 더더욱 영혼의 고귀한 본성에 보다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마치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영혼의 샘은 물질적인 충족과 세속적인 욕망을 뛰어넘어 우리의 일상을 더욱 귀하고 신성한 것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 영혼을 가꾸는 일은 보통의 사람들에게 사치스러운 일이 아니라 그것은 세상의 변화 속도만큼 절실한 과제이기도 하다. 영혼과 자기관리에 일가를 이룬 리처드 칼슨, 스티븐 코비, 잭 캔필드 등 모두 16명의 뛰어난 사람들이 '따뜻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 아름답다'(창해)는 제목으로 영혼을 위한 한권의 핸드북을 내놓았다. 이 책의 저자들은 영혼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개인적 체험과 방법을 다양하게 제시한다. 멜로디 비티는 '종종 인생에서 가장 비참한 순간에 최고의 깨달음을 얻곤 한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 가혹한 시련이라고 투덜거린다. 나 또한 모든 믿음이 사라질 정도로 고통스러운 절망을 겪었다. 그러나 가장 비참한 순간이야말로 가장 놀라운 순간이기도 하다'고 회상하고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저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는 '만약 우리가 인생의 모든 것,심지어 시련까지도 감추어진 선물로 바라볼 수 있다면 영혼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훌륭한 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린다 레너드는 영혼의 충전을 위해서 자연 속을 산책하면서 '하느님, 우리에게 은총을 내리시어 변화할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함과 변화해야만 하는 것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와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시옵소서'라고 기도를 한다. 저명한 인물들이 한 권의 책 속에 자신이 가장 내세울 수 있는 글들을 한 곳에 모으기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 공병호경영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