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무제 때의 위대한 책사 동방삭의 일대기를 그린 역사소설 '지성 동방삭(智聖 東方朔)'(용음 지음, 김은신 옮김, 문학세계사, 전2권, 각권 8천원)이 나왔다. 동방삭은 삼천갑자를 살았다는 전설적인 인물. 문무를 겸비한 당대 최고의 지성이었으며 격동기의 국가경영에 탁월한 통치술을 보여준 핵심 브레인, 만담의 시조인 잡예창곡자(雜藝唱曲者)의 창시자, 점성술의 선구자였다. 또 황제조차 부러워한 천하 제일 풍류객이었다. 작품 속에는 그와 함께 일세를 풍미한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사기'를 쓴 역사가 사마천 등을 비롯 당대 최고의 학자 동중서, 무제의 황후 위자부, 뛰어난 문장가 사마상여 등이 망라돼 있다. 중국 작가 용음이 '사기 골계열전'과 '한서 동방삭전' 등을 기초로 광범위한 사료를 분석하고 특유의 상상력을 곁들여 되살려낸 것. 날카로운 풍자와 유머, 힘이 넘치는 필체도 큰 장점이다. 이 소설은 지적인 것과 용맹스러움을 겸비한 이른바 문협(文俠)소설의 효시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고만고만한 무협소설류에 싫증을 느낀 중국 독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