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리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글로 경제와 사회를 보는 한 시각을 꾸준히 공급해온 정운영 경기대 교수가 지난 여름 '중국을 부자로 만든' 덩샤오핑(鄧小平)을 화두로 삼아 중국을 여행하고 책을 썼다. 「정운영의 중국 경제산책」(생각의 나무刊)은 사회주의 국가 중국이 시장과 이윤은 챙기면서도 자본과 자본주의는 막는다는 시장경제 실험에 성공할 지 여부와 거센 중국 바람에 한국이 맞설 수 있느냐에 주요 관심이 맞춰져 있다. 저자의 결론은 국내에서 입수 가능한 대부분의 서적과 보고서가 '중국때문에 큰 일났다'는 식으로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과는 달리, 중국은 가능성 못지 않게 그 가능성의 싹을 스스로 잘라버릴 수 있는 문제도 많이 안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빠른 속도로 중국 전역에 이식중인 시장경제의 명암이 대조적으로 그려지는데, 중국의 사회.경제 전문가들을 취재하면서 방향을 잡아나간 저자의 저널리스틱한 접근방식 덕분에 실제적이고 현장감 넘치는 내용이 담겼다. 188쪽. 8천800원. (서울=연합뉴스) 김형근 기자 happy@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