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3천점이 실린 대규모 사이버 미술관이 20일 문을 열었다. 이날 오전 첫 선을 보인 사이버 미술관은 서양화가 류병엽(63)씨의 사이버 뮤지엄(www.ryoobyungyup-museum.com)으로 유화 1천700점, 소묘 1천점, 수채화 230점 등 모두 3천23점이 수록돼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규모를 갖추고 있다. 파블로 피카소의 사이버 뮤지엄(www.picasso.com)에도 1천점이 실려 있을 뿐이다. 류병엽 사이버 뮤지엄은 작가의 작품과 일대기에 관한 모든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다큐멘터리 방식으로 수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작가 홈페이지와는 차원을 달리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뮤지엄은 언론보도, 평론, 소묘집은 물론 작가의 에세이, 일기, 노트, 서간문 등 문헌자료들을 총체적으로 담고 있어 누구든지 시간과 공간의 구애없이 류씨의세계를 살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작가 인터뷰를 동영상으로 올려 놓아 자료 나열만으로 이해하기 힘든 작가의 조형세계와 철학을 더욱 가깝게 느끼게 했다. 전북 순창 출신의 류씨는 강렬한 색채와 단순한 형태미로 한국인의 원형적 삶을 조형하는 작가. 1980년 초부터 화단의 주목을 받아온 그는 국내 작가로는 흔치 않게 다작을 하고 있다. 특히 작업영역이 방대해 유화는 물론 수채화, 소묘, 판화, 파스텔, 조각, 오브제, 서예까지 거침없이 넘나들어왔다. 류씨의 사이버 뮤지엄 개관은 그동안 사이버 공간에 주목해온 표아트닷컴(www.pyoart.com)의 개가라고 할 수 있다. 임직순 화백의 미술관(www.yimjiksoon.com)을 지난 6월 사이버 공간에 개관한 표아트닷컴은 반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임 화백 미술관보다 5배나 더 많은 작품이 수록된 류씨의 미술관을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올해로 개관 20주년을 맞은 서울 신사동 표갤러리(대표 표미선)는 1997년 사이버 미술품 경매 사이트인 ㈜옥션아츠(www.auctionarts.co.kr)를 설립한 뒤 지난해 1월부터 인터넷 경매를 실시하는 등 이 분야에서는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표갤러리가 이처럼 인터넷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표 대표의 남편 서진구(코인테크 대표)씨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를 거친 국내컴퓨터 분야 권위자인 서씨는 아내의 사업에 조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표아트닷컴은 여세를 몰아 내년 3월에는 원로에서 신진에 이르는 작가들의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는 한편 각 작가의 홈페이지를 링크하게 하는 사이버 한국미술협회(www.ckaa.org)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