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주의의 상징이었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로열 박스'가 사라진다. 10일 세종문화회관에 따르면 1978년 개관 당시부터 대통령과 장관, 국회의원 등이른바 VIP들의 전용 객석으로 쓰였던 대극장 2층 로열 박스를 내년 8월부터 4개월동안 실시되는 극장 개.보수 과정에서 없애기로 결정했다. 예술의전당이나 LG아트센터 등 최근 개관한 공연장에는 없는 이 로열 박스는 세종문화회관이 예술 공연장으로서뿐 아니라 국경일 기념식 등 각종 국가 행사장으로 쓰이는 점을 감안, 고위층 인사들을 위한 일종의 '접대용'으로 만든 것. 2층 정중앙 맨앞에 위치해 대극장 좌석 가운데 가시성과 음향이 가장 좋은 자리로 꼽히는 로열 박스는 총 30석으로 출입구가 별도로 마련돼 있을 뿐 아니라 안쪽에는 다과회 등을 위한 별실까지 있어 일반 관객에게 위화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다른 극장에는 없는 대극장 2층의 로열 박스가 권위주의 시대에 만들어진 것이어서 오늘날의 추세와는 걸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아 없애기로 결정했다"면서 "로열 박스 자리는 일반 객석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