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가 시행하는 전남 장흥군 일대 탐진다목적댐 건설공사 예정지에서 청동기시대 이래 고려시대에 걸치는 다양한 유적과 유물이 확인됐다고 목포대박물관과 호남문화재연구원이 8일 말했다. 지난 9월 1일 이후 현재까지 조사 결과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묘제와 주거형태로 평가되는 고인돌묘와 송국리형 주거지를 필두로 30-40기가 떼를 이룬 삼국시대집터, 고려시대 마을 및 분묘 유적이 드러났다. 이중 상방촌 유물산포지 A지구에서는 고인돌묘 동쪽 편에 고려시대에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직사각형 배례석(拜禮石)이 놓여 있어 고려 때도 고인돌이 숭배됐음을 추정하게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또한 삼국시대 집터 30-40채가 떼를 이루고 있음이 밝혀졌는데 이중 4기를 조사한 결과 바닥 평면형태는 정.직사각형이며 남-북이 중심축을 이루고 있었다. 집채마다 내부에는 기둥 구멍 네 개와 아궁이 흔적, 출입시설이 확인됐다. 아궁이는 북쪽 벽 중앙에 자리하고 있으며 그 맞은편에 출입시설이 설치돼 있다. 이런 양식은 풍납토성을 중심으로 한 한강 일대 중부지방 초기 삼국시대 전형적인 주거지와 맥락이 통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주거지에서 떨어진 곳에서는 흙을 파고 구덩이를 만든 무덤인 토광묘와, 독에 시신을 안치한 옹관묘가 떼를 이루고 있었다. 분묘 축조시기에 대해 동-서로 중심축을 이루는 것은 4세기 전후, 남-북쪽이 주축인 무덤은 4세기 중후반 이후 5세기대일 것으로 발굴단은 추정했다. 일부 옹관의 경우 삼국시대 전남지역 묘제를 특징짓는 합구식(合口式. 두 개 옹관 주둥이를 맞댄 관)이 아니라 1개만 단독으로 쓴 경우가 발견되고 있다. 다만 이런 단구식(單口式) 옹관 주둥이에는 소형 토기 한 점을 막음용으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고려시대 유적과 유물로는 여러 건물터가 물길을 중심으로 일정한 공간으로 분리돼 있는 점이 특징으로 지적됐다. 여기서 확인된 우물과 같은 시설은 마을이 공동으로 이용한 곳으로 추정되고 있어 당시 마을 구조를 엿볼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고려시대 기와 중에는 글자가 적힌 게 더러 있어 이들 명문판독이 정확하게 이뤄지면 더 많은 사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tae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