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자아경영서들은 강한 내용을 강한 형식에 담는다. 그러나 구본형의 글은 경험 많고 인정 많은 스승처럼 우리의 약점을 보듬는다. 그래서 더 힘있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이들에게 그의 책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휴머니스트,7천5백원)는 새로운 한 해를 설계하는 멋진 건배다. 무엇보다 그의 글에는 사람을 바꾸는 힘이 들어있다. 사고방식을 바꾸는 힘이 있다. 보통사람들은 거울을 보면서 그것이 자신의 모습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착각을 살짝 비튼다. 책머리부터 헛된 상식을 깬다. '내가 오른쪽 얼굴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나의 왼쪽면이며,왼쪽에 난 크고 선명한 점은 실은 오른쪽 얼굴에 난 것이다. 그래서 선인들은 거울 대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비춰보고 세상을 통해 자기를 들여다보라고 말했던 것 같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보는 것이 늘 옳은 것도 아니다. 세상에 나만큼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그러므로 그들이 알고 있는 나 또한 내가 아니다. 거울의 비유는 목소리의 비유로 전이된다. 우리는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놀란 경험을 갖고 있다. 내가 알던 목소리와 전혀 딴소리 같다. 그러면 남이 듣는 목소리가 진짜인가. 내가 듣는 목소리가 진짜인가. 진실은 어느 한 쪽에만 있지 않다. 그러면 이것이 구본형의 메시지일까? 아니다. 그는 한차원 더 깊게 들어간다. 구본형은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외눈으로 보아왔기에 불만스럽지만 지금을 바꾸기보다 참고 견딘다고 말한다. 외눈으로 보는 세상은 진실이 아니다. 두 눈으로 보는 순간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 열리며 가능성의 지평이 탁 트인다. 징검다리 없이도 깊고 거센 물결을 훌쩍 건너 뛴다. 자기로부터 혁명은 여기서 시작되는 것이다. 그는 이번 책에서 이전과는 달리 자기 혁명의 필요성을 강변하지 않는다. 변화를 위해 이전의 관습과 결별해 자기 혁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 사이에 있는 일상,즉 '하루'가 있음을 강조한다. 그는 세계 시장을 움직이는 CEO들의 공통점도 바로 일상의 자기 경영에 있음을 발견한다. 어제와는 다른 눈부신 오늘을 맞이하는 자세만이 수많은 기업과 직장인들이 그토록 갈구하는 차별적 경쟁력의 원천임을 빠르고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그의 글은 수미일관,이 목적에 집중한다. 그래서 이 책을 구성하는 아홉가지의 이야기 중 첫번째도 '자신의 이중성을 칭찬하라'다. 흔히 이중적 인간이란 부정적 의미로 쓰인다. 그러나 구본형에게 이중성이란 '자연이 존재하는 방식'이며 이중적 인간은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이다. 원칙과 순발력 사이에서 고민하는 직장인들에게는 여름날 정수리에 찬 물 한바가지를 쏵 붓는 것처럼 상식의 함정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박수와도 같다. 그는 삶을 경영하는 일상의 9가지 방법으로 새로운 도약을 선동한다. 그러나 이번의 선동은 이전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일상적이어서 믿고 따르는 선배의 격려에 가깝다. 그래서 그는 발자국과 발자국이 떨어져 있다는 아주 일상적인 현실에서 도약의 증거를 이야기한다. 우리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바로 아름다운 본능적 도약의 모음이라는 것이다. 조유식 알라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