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서울국제어린이연극제에서 최우수작품상, 미술상, 연기상과 최고인기상을 수상한 어린이극 「징검다리」가 내년 1월 4-20일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앙코르 공연된다. 어린이극 전문 극단 사다리와 호주 어린이극단 REM이 공동 제작한 이 작품은 한국의 전래 설화에서 모티브를 따 강을 경계로 서로 다른 문화를 지닌 두 마을이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인정하고 친구가 되는' 과정을 그린다. '지한파'로 잘 알려진 REM 극단의 연출자 로저 린드가 한국 설화에 매료, 영감을 얻어 썼으며 이번 공연에서는 임도완 사다리 움직임연구소 예술감독이 함께 연출한다. 깊은 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작품 속 두 마을은 '맛있는 열매가 가득하고 맑은달이 떠있는 마을'과 '기술은 발달했지만 식량이 부족하고 지저분한 해가 떠 있는 마을'. 여기에 고구려 주몽 신화에 나오는 물의 신 '하백(河伯)'이 등장해 마을 사람들의 염원에 따라 두 마을을 잇는 다리를 놓아준다. 두 마을 사람들은 처음에는 축제를 열고 기뻐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갈등이 생기고 이를 본 하백은 다리를 없애버린다. 그러나 서로 만나고 싶어하는 두 마을의 소년과 소녀 덕분에 강에 징검다리가 생기고 두 마을은 우정을 나누게 된다는 이야기. 이번 공연은 호주 원주민의 음악에서 따온 리듬과 풍부한 무대 상상력, 환상을 불러 일으키는 영상과 조명, 독특한 배우들의 움직임에 토니 루이스가 새로 작곡한 라이브 음악을 곁들여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극단 사다리는 "'차이와 조화'라는 철학적 주제를 단순화된 상징 속에 풀어내 재미와 교훈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모두 충족시킨 작품으로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이 보기에도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후에는 극장 로비에서 '나무 블록쌓기' 이벤트도 마련된다. 김미령, 김지웅, 정은영, 권재원, 백원길, 탁호영, 이은주, 이춘남, 조재윤 등이 출연한다. 공연시간 매일 오후 2시.4시(4일은 오후 4시 공연만). ☎ 499-3487, 1588-1555.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