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가 유럽과 북미에서 새삼 주목받는 데 대해 서구의 불교연구가인 톰 로웬스타인은 세가지 이유를 든다. 인간이 겪어야 하는 괴로움을 진단하고 개인의 노력을 통해 그 괴로움을 해결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제시한다는 점이 첫째 이유다. 둘째는 신에 대한 믿음을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자비와 비폭력을 토대로 고결한 도덕적 규범을 담고 있다는 점,세번째는 거대하고 다양한 예술적 유산과 함께 수많은 형태의 지적 자극을 던져준다는 것이다. 그는 '붓다의 깨달음'(서장원 옮김,창해,2만5천원)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석가모니가 펼친 불교의 세계로 안내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불교가 인도에서부터 스리랑카 등 동남아 국가와 중국,일본,티베트,유럽과 북미 등으로 퍼져나가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다. 각국 불교의 전파과정과 특징,주요 불교 유적 등을 상세히 해설했다. 다만 대승불교의 전통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한국불교는 빼놓고 있어 아쉽다. 불교의 주요 사상과 용어 등을 설명한 책 말미의 역주도 상세하다. 2백여장의 원색 사진들이 공예,건축 등 불교예술과 불교의식,수행 등의 모습을 생생히 전해준다. 이 책은 영국 던칸 베어드 출판사의 '살아있는 인류의 지혜' 시리즈를 번역한 첫권으로 나머지 9권도 곧 출간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