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시사주간 타임지의 백악관 첫 여성 지국장을 거치면서 25년간 대통령과 가족을 취재한 보니 앤젤로 노스캐롤라이나대 객원교수가 '대통령을 키운 어머니들'(도서출판 나무와숲)의 출판 기념행사를 위해 최근 서울에 왔다. 31일 오전 11시 서울 힐튼호텔에서 까만 폴라셔츠에 짙은 와인색 재킷을 입은 그를 만났다. 그는 정치 전문 기자로 오랫동안 워싱턴을 누벼온 관록과 세련미가 넘쳤다. "진정한 엘리트는 어머니가 만듭니다.요즘 어머니들이 직장때문에 시간을 많이 뺏긴다고 생각하겠지만 옛날에는 소소한 집안일로 더 바빴지요.중요한 건 시간이 아니라 삶의 근본적인 가치를 가르쳐주는 거죠" 그는 미국 대통령들의 성공 뒤에도 어머니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어머니인 바바라 여사는 남편에 이어 아들까지 백악관으로 입성시켰지요.아들이 난독증 때문에글을 익히는데 어려움을 겪자 플래시 카드를 만들어 일일이 단어를 가르치면서 각별히 교육을 시켰습니다" 타임지의 첫 여성 백악관 책임자로 25년간 대통령과 가족을 취재한 그는 대통령 취임식을 6번이나 지켜본 현대사의 증인.그가 쓴 '대통령을 키운 어머니들'은 미국 대통령 11명의 어머니에 관한 기록이다. "책에서도 얘기했지만 대통령들의 성격과 정책결정 과정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은 어머니였습니다.그들의 공통점은 교육을 중시하면서 자신감을 키워줬다는 것이지요" 교육의 첫단추는 책읽기. '플루타르크 영웅전'을 탐독한 아이젠하워나 '허클베리 핀'에 열중한 레이건,역사서적을 좋아했던 트루먼 등 모두들 책에서 자양분을 얻었다. 노동의 참 의미를 가르친 것도 중요한 대목. 가난 때문에 학비를 직접 벌어야 했던 자수성가형은 물론케네디와 부시 등 부유한 집안 아이들도 땀의 대가로 돈을 모으고 그것을 쓰는 데도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어머니로부터 배웠다. 앤젤로는 지난 66년 존슨 대통령 방한 때 한국땅을 처음 밟았으며 74년 포드 대통령과 한차례 더 서울에 왔다. 이번이 세번째. 그는 11월 3일 오후 4시30분 교보문고 사인회를 갖고 5일 오후 4시에는 연세대학교 새천년관에서 강연한다. 6일 오전 10시에는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과 특강 일정이 잡혀 있다. "진정한 엘리트 교육이 무엇인지,어머니의 역할이 자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중심으로 한국의 독자들과 토론할 생각입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