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연출가 이윤택의 「오구」가 11월 6일-12월 16일 정동극장에서 다시 관객과 만난다. 지난 89년 초연 이래 96년 한 해를 제외하곤 해마다 무대에서 관객을 맞았던 이작품은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1천470여회 공연에 98만여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또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에도 오히려 관객이 증가하는 기현상으로 '귀신붙은 연극'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지난해에는 평균 객석 점유율 115%를 기록했다. 이번 공연에도 97년부터 정동극장의 상설 레퍼토리로 자리잡으면서 작품에 합류한 강부자가 주인공인 노모로 출연하며 정동숙, 하용부, 조영진, 김소희, 한갑수 등이 함께 무대에 선다. 「바보각시」(사랑의 형식), 「불의 가면」(권력의 형식)과 함께 이윤택의 '형식 3부작'으로 불리는 「오구」(죽음의 형식)는 초기 파격적인 실험극으로 출발한이래 꾸준히 양식을 다듬어 왔다. 죽음이라는 비극적 소재를 한국적인 굿의 제의형식 속에 풀어낸 이 작품은 해학과 희화의 시선으로 죽음을 바라본다. 연극은 낮잠을 자다 꿈에서 염라대왕을 만난 노모의 간청으로 벌어진 극락왕생기원 '산오구굿' 도중 '나 갈란다'라는 말과 함께 노모가 쓰러지며 시작된다. 염습과 초상집 꾸미기, 곡과 조문 등의 제의 관례 속에 웃음이 끼어들고 초상집에 내려온 저승사자들이 산 자와 인사를 나누거나 죽은 노모를 일으켜 유산상속과관련된 다툼을 해결해 주기도 한다. 산 자를 위한 난장(亂場)으로 마련된 마지막 장은 밤이 깊을수록 초상집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 가운데 마침내 새벽닭이 울자 노모가 산 자들의 힘찬 배웅 속에먼 길을 떠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 작품은 내년 이윤택의 연출로 영화화될 예정이다. 강부자, 하용부, 정동숙등 연극무대 멤버에 영화배우 명계남(맏상주 역) 등이 합류하며 3월께 크랭크인에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영화는 경남 밀양을 주무대로 밀양백중놀이 기능보유자와 이수자 등이 참여해북춤과 병신춤 등도 함께 담는다. 공연시간 매일 오후 7시 30분(월요일 쉼). ☎ 773-8960.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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