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는 27일 고려시대 천태종을 개창한 대각국사 의천(義天.1055-1101)을 11월의 문화인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고려 문종의 넷째 아들로 태어난 그는 11세에 출가해 47세로 입적할 때까지 구법(求法)과 수행, 학문과 강학(講學)으로 일생을 살았다. 의천은 서른살이 되던 해(1084년.선종 2년) 송나라로 들어가 구법할 뜻을 전했으나 주변국과의 관계 악화를 염려한 왕과 신하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이듬해 왕과태후에게 편지만 남긴채 밀항을 감행했다. 그는 1년여간 송나라에 머물며 고승 50여명을 만나 불법을 교류하고 국제적인안목과 종합적인 시각을 키웠다. 귀국해서는 흥왕사에 교장도감을 설치하고 교장(속장경)의 간행에 착수했다. 그의 천태종 설립과정은 선종 6년(1098년) 때부터 시작됐는데 승려가 1천여명동참하는 성과를 얻었다. 국청사가 완공되고 의천이 이 절의 주지로 취임해 '천태교관(天台敎觀)'을 강의함으로써 고려의 천태종이 개창됐다. 천태종의 창립이 당시 선종에 미친 영향은 대단해 선종 승려 가운데 천태종으로옮겨온 수가 10명중 6-7명에 이르렀다. 의천은 자신이 수집한 1천10종 4천857권의 불교 장서 목록을 정리한 '신편제종교장총록'을 비롯해 '원종문류', '석원사림', '대각국사문집' 등의 저서를 남겼다. 올해는 의천이 서거한지 900년이 되는 해이다.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국제학술대회(11월 16일 오전 10시 서울 관문사), 천태예술제(11월 17일 오후 7시, 관문사), 의천의 유품과 저서를 전시하는 특별전(11월 6-14일 예술의 전당) 등의 기념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quintet@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