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삶과 상처를 고스란히 드러낸 작품 「세월」로 화제가 됐던 김형경(41) 씨가 3년만에 장편 소설을 냈다.


두 여성이 자신의 정체성과 `사랑의 방식'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전2권. 문이당). 저자가 1999년부터 2년간 여러 나라를 여행한 뒤 돌아와 쓴 작품이라 더 관심이 간다.


30대 중.후반 전문직 여성의 모임인 '오늘의 여성을 생각하는 사람들'(약칭 오여사)을 계기로 오랜만에 만난 학창시절 친구 인혜와 세진이 걷는 삶과 그들이 택하는 사랑의 방식이 대조적으로 펼쳐진다.


은혜는 자유로운 성을 추구함으로써 정체성의 해체와 정립을 시도하지만 세진은 정신과 치료로 폐쇄성의 기원을 추적하고 억악된 무의식을 밝혀가며 정체성을 형성해간다.


결국 이 소설은 가까이 있지만 서로 다른 타자(他者)를 상호 투영시킬 때 자기정체성과 변화를 실현시켜나갈 수 있다는 치유법을 담고 있다.


세진이 정신과 치료를 통해 억압된 무의식을 표출함으로써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되찾는 면담 치료의 과정도 상세히 소개됐다.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