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박상원이 짧게 자른 머리의 껄렁껄렁한 가을남자가 돼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17일 첫 방송되는 MBC 새 수목드라마 '가을에 만난 남자'(극본 조명주·연출 이창순)에서 박상원은 자유분방하면서 자기일엔 철저한 이혼남 '한수형' 역으로 출연한다. 이 드라마는 '애인' '신데렐라' 등으로 최고의 연출가 자리를 지켜온 이창순 PD가 2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전문직을 가진 30대의 이혼남과 이혼녀가 과거의 아픈 상처 때문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면서 이뤄질듯 말듯한 사랑을 키워가는 내용이다. 박상원이 맡은 한수형은 영화계에서 인정받는 아트디렉터다. 일에 대한 정열과 자부심이 누구보다 강하지만 다혈질적인 성격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부딪치는 일도 자주 있다. 한수형과 일에 있어서 사사건건 논쟁을 벌이는 영화사 기획실장 '신은재'는 탤런트 이승연이 연기한다. 이혼 경험이 있는 이들 둘은 오히려 같은 경험 때문에 서로를 오해하고 믿지 못하지만 온갖 우여곡절 끝에 서로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확인하게 된다. 박상원은 "한수형은 어떻게 보면 실없는 사람처럼 여겨지지만 일에 있어선 철두철미하고 사랑에 있어선 항상 적극적인 인물"이라면서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한수형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지껏 점잖고 모범적인 인물만을 연기해왔던 박상원은 자유스러운 한수형을 표현하기 위해 외모에서부터 작은 변화를 시도했다. 점잖은 헤어스타일로 일관해왔던 그는 머리를 짧게 깎고 자연스럽게 뻗친 상태로 다듬었다. "실제로 한수형이라는 인물은 제 평소의 모습과 비슷해요. 저도 여행다니기를 좋아하고 미술쪽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나름대로 자유분방하고요. 모범적인 제 모습에 익숙해 있는 시청자들도 금방 한수형에게 친근감을 느낄 것입니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