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동해를 연결하는 동해고속도로 확장공사장에서 구석기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는 유적이 발견됐다. 강원도문화재단(이사장 김진선)과 강원고고학연구소(소장 최복규)는 동해고속도로 확장공사 구간인 강릉시 옥계면 주수리에서 국내 대표적 구석기 유적인 경기도전곡리나 전남 중내리에 버금가는 구석기 유적이 발견됐다고 14일 밝혔다. 발굴단은 시범발굴조사를 통해 최소 4-5개 이상의 문화층, 5m 이상의 찰흙층에서 보이는 여러 개의 토양쐐기 구조와 함께 지표에서 4m 이상 내려간 지점에서 석기가 확인된 것 등은 국내에서 드문 경우라고 설명했다. 구석기 유적에서는 1-3개의 문화층이 발견되는 게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주수리 유적은 퇴적이 지속적으로 잘 이뤄진데다 층층에서 유물이 잘 발견돼 국내에서는 드물게 한 곳에서 구석기의 이른 시기에서 늦은시기까지의 자료를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수리 유적이 국내 및 동해안 지역의 구석기를 연구하는 표준 및 기준유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발굴단은 보고 있다. 이곳에서는 긁개와 홈날, 밀개, 주먹대패, 몸돌, 찍개, 격지 등의 구석기 유물이 출토됐다. 발굴단은 정밀발굴을 할 경우 구석기 시대 편년연구를 가름하고 우리 나라 제4기 지질층 연구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토양쐐기 연구에도 많은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원고고학연구소 최복규(강원대 교수) 소장은 "한 곳에서 여러 시기의 사람들이 계속 살아 왔다는 점에서 주수리는 구석기 시대의 가장 중요한 유적에 속한다"며"인류의 이동 연구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또 "고속도로를 우회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일부는 후손을 위해 복토를, 일부는 정밀 발굴을 하는 것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yoo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