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전쟁,이슬람' 지난달 11일의 미국 테러사건과 최근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보복공격에 따라 요즘 서점가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책들의 주요 소재다. 이같은 현상은 테러 및 전쟁의 당사자인 미국에서는 물론 국내 서점가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세계 최대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닷컴(www.amazon.com)의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테러 전쟁 이슬람을 소재로 한 책들이 대거 진입했다. 10위권 안에만 '탈레반:중앙아시아의 호전적인 이슬람,석유,근본주의'(3위) '세균:생화학무기와 미국의 비밀전쟁'(4위) '평화시대의 전쟁'(6위) 등 세 권이 올라 있다. 파키스탄 언론인 아메드 라시드가 쓴 '탈레반∼'은 최근까지 1위를 유지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출간된 이 책은 지난 21년간 아프가니스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저자의 깊이 있는 접근이 돋보이는 작품. 라시드는 자기 나라인 파키스탄과 미국의 역할에 대해 객관적 시각을 유지하면서 비판하고 오사마 빈 라덴의 정치적 성장배경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주디스 밀러 등 세 명의 뉴욕타임스 기자들이 쓴 '세균∼'은 생화학 전쟁의 실상과 범국가적 악몽이 될 가능성에 대해 경고한다. 미국 테러의 배후 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의 전기인 '빈 라덴:미국에 선전포고한 남자'도 주목받는 책이다. 저자는 테러와 특수전을 담당하는 미국 하원 특별팀의 책임자인 요제프 보단스키. 그는 이 책에서 빈 라덴의 성장 과정과 이슬람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부유한 이론가로 변신하기까지의 과정,극단적 반미주의자가 된 이유와 세계적인 테러조직망,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의 관계 등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빈 라덴의 여러가지 사진자료도 공개하고 있다. 이 책은 도서출판 명상이 판권을 입수,'오사마 빈 라덴'(1만3천원)이라는 번역서를 12일 국내에 내놓았다. 이밖에 '태고적부터:팔레스타인에 관한 아랍-유대 갈등의 기원'(조안 피터스 지음)이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비롯 '문명의 충돌과 세계질서의 재편'(새뮤얼 헌팅턴 지음) '이슬람:짧은 이야기'(카렌 암스트롱 지음)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예다'(요나 알렉산더외 지음)'검은 독수리의 추락:현대전 이야기'(마크 보우던 지음) 등도 30위권 안에 올랐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V S 네이폴의 '신념을 넘어서'와 '신도들 사이에서:이슬람 여행'도 50위권에 포함돼 있다. 국내 서점가에서도 이슬람 관련서들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전국의 17개 대형서점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한양대 이희수 교수 등이 쓴 '이슬람'(청아·4위)은 지난달초 출간 이후 지속적으로 종합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또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김영사)과 '갈등의 핵 유태인'(김종빈 지음,효형출판) 노암 촘스키의 '숙명의 트라이앵글'(이후) 등도 인문·사회분야 10위권 안에 포진해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