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성전환자) 연예인 하리수(26)가 라디오 DJ를 맡는다. CF모델로 시작해 영화배우 가수 등으로 활동범위를 넓혀온 하리수는 오는 15일부터 신영일 아나운서(29)와 함께 KBS 2라디오(FM 106.1㎒)의 '신영일 하리수의 행복남녀'(매일 낮 12시15분)를 진행한다. KBS 라디오의 가을개편과 함께 새롭게 선보이는 이 프로그램에 하리수를 DJ로 발탁한 것은 파격적이다. 이 프로가 방송되는 낮 12시대는 청취율이 가장 높은 황금시간대인데 중성적인 목소리를 갖고 있는 하리수를 기용한 것은 일종의 모험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개성있는 목소리의 소유자 박경림씨도 라디오 진행을 맡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처럼 음색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솔직하고 발랄한 하리수씨가 라디오방송 진행자로서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라디오DJ를 처음 맡은데 대해 하리수는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아 약간 흥분되면서 부담도 느낀다"고 밝혔다. 공동진행자 신영일 아나운서를 '신랑'이라고 부르는 그는 "실력있는 방송진행자인 신영일 아나운서가 제 부족한 면을 충분히 보충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사 5년차로 KBS 2TV의 '스포츠중계석'을 진행하고 있는 신 아나운서는 "하리수씨가 자신의 숨겨진 끼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목소리가 라디오진행에 부담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하리수는 "기본적으로 제 목소리는 맑은 편이라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그때그때 분위기에 맞춰 목소리를 바꿔가며 진행할 계획"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TV방송이나 가요프로그램에선 틀에 박힌 모습만 보여줄 수밖에 없었는데 라디오에선 예쁜척 좀 하면서 이야기할 계획이에요. 앞으로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할 경우에는 섹시함 대신 순수하고 청초한 모습을 선보이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