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 최고의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 그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신체적 조건이 우수해서? 불굴의 투지와 징그러울 정도의 승부욕 때문에? 그의 신화는 너무나 평범한 데서 싹텄다. 그는 NBA 역사상 가장 '연습'을 열심히 한 선수였다. 다만 연습을 실전처럼 생각했다는 게 차이점이다. 자신의 두뇌를 속여 연습 상황을 실제 상황으로 믿게끔 만들었다. 이런 믿음으로 무장한 뒤 훈련의 강도를 높이고 최상의 기술을 발전시킴으로써 탁월한 몸동작과 전술을 구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정치 세계에서도 이와 똑같은 법칙이 적용된다. 공직에 출마하는 정치가라면 적대적인 기자회견을,그것도 생방송 텔레비전 앞에서 해내야 한다. 그가 승리하고자 한다면 뛰어난 보좌관을 고용해 예행 연습을 하고,보좌관에게 기자들보다 더 혹독하고 까다로운 질문으로 괴롭히라며 '실전 연습'을 해야 한다.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를 알고 그것을 성공으로 연결시키는 전략을 실행하는 것. 신간 '점심 전에 시작하라'(스티브 쉬프만 지음,권치오 옮김,좋은책만들기,1만1천원)의 키포인트는 바로 이것이다. 저자는 세계적인 컨설턴트이자 경영전략가. 동기부여와 세일즈 훈련 분야의 선구자로 꼽히며 DEI매니지먼트그룹을 창설,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인생과 비즈니스에서 진정한 성취를 이루는 50가지 법칙을 기막힌 사례들로 일깨워준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지?" "정상을 향해" "무엇의 정상?" "가수의 정상" 이 대화는 비틀스라는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기 전에 존 레넌이 밴드의 동료들과 반복한 것이다. 어수선한 술집에서 그리 호의적이지도 않은 몇몇 청중을 앞에 두고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 초췌한 네 젊은이. 무명 시절 레넌은 이 단순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멤버들의 심리적 환경을 변화시켰던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은 항상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을 스스로에게 환기시킨다. 저자는 목표를 명확히 알고 그것을 완벽하게 삶의 일부로 만들어 마치 이미 목표를 달성한 것처럼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의 열두번째 법칙 '자신의 두뇌를 속여 최선의 능력을 발휘케 하라'는 대목에 나오는 얘기다. 또다른 사례 하나. 출장이 잦은 세일즈맨이었던 질레트는 수염을 깎기 위해 칼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식은 없을까 생각했다. 그는 자신이 고안한 얇은 휴대용 면도날의 대량생산이 불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몇년이나 연구를 거듭해 마침내 면도기의 혁명을 이뤄냈다.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집요한 신념이 만든 결과였다. '누구도 도달하지 못한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타임스 광장의 원칙'도 흥미롭다. 뉴욕 타임스 광장에 평범한 명함케이스를 파는 한 남자가 서 있다. 그는 하루 종일 그곳에서 제품을 홍보한 뒤 해가 저물면 기사 딸린 리무진을 타고 돌아간다. 왜 그럴까. 그는 숫자의 묘미를 이해하고 있었다. 매일 수십만명,1년이면 약 5천만명이 42번가와 브로드웨이를 오간다. 그는 1년에 5천만개의 명함케이스를 팔려는 게 아니다. 사람들이 자기 제품을 사지 않고 지나쳐가도 자신의 목표를 잊지 않는다. 단지 눈에 들어오는 사람들 중 극소수에게만 물건을 판다. 이것이 매일 무엇인가를 성사시키는 일의 실체인 것이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날수록 약속을 성사시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일의 강도를 높일수록 성공할 가능성도 커진다는 사실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