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보석이 패션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지금까지 옷이나 잡화의 트렌드와 달리 독자적인 영역을 걸어왔던 보석 디자인이 이번 가을을 기점으로 패션의 주요 아이템으로 급부상했다. 남성적인 느낌과 여성적인 이미지의 어울림,흐르는듯한 실루엣의 강조,화려한 컬러 부상 등 보석의 유행경향은 패션트렌드와 맥을 같이한다. 또 심플한 미니멀리즘과 화려하고 복잡한 로맨티시즘이 동반 인기를 누린다는 점도 그렇다. 지금 여성들의 눈길을 붙잡아두고 있있는 보석과 디자인 특징을 살펴본다. 보석 매장을 살펴보면 다이아몬드,옐로 골드,플래티넘,은 등 기존 인기를 얻었던 주얼리 재료들이 모두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느낌이다. 자수정 에머랄드 아쿠아마린 등 컬러 스톤도 눈에 띈다. 진주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기존의 백색이나 크림색 흑색의 진주에서 벗어나 이색적인 파스텔 컬러의 진주들이 소개되고 있다. 보석브랜드 불가리의 이주은 팀장은 "올초까지만해도 옐로 골드가 유행이면 백금이 뒤로 물러나는 식으로 한 시즌에 한가지 소재가 주목받았으나 이번 시즌에는 장신구를 만들 수 있는 모든 소재가 골고루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다. 차가운 이미지의 백금과 뜨거운 자수정이 함께 자리한 반지와 진주와 다이아몬드,옐로 골드가 나란히 박힌 목걸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치렁치렁 아래로 길게 늘어진 라인도 올 가을 보석 장신구의 특징. 청담동같은 패션가에서는 화려한 컬러스톤 반지를 끼거나 큼직한 펜던트를 건 여성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투스 아모르의 홍정원 상무는 올 가을 유행 디자인에 대해 "보헤미안이나 아프리카나 인디아,아시아 문화,1920년대의 아르데코 스타일 등을 머리속에 떠올릴때 그려지는 이미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여러 겹의 팔찌,여러 줄의 목걸이를 겹쳐 늘어뜨리는 스타일은 보석시장에서 벌써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게 그의 말이다. 이같은 아르데코 스타일의 장신구는 올 가을 유행패션인 빈티지룩과도 잘 어울린다. 또 보석이 부드럽게 몸선을 타고 흐르는 디자인인만큼 몸에 딱 붙는 니트와도 훌륭하게 매치된다. 이처럼 화려한 스타일이 히트하고 있는 반면 한쪽에서는 극도로 단순한 디자인이 주목받고 있다. 얇은 줄에 작은 다이아몬드가 하나 박혀있는 심플 다이아몬드 펜던트가 대표적인 예다. 드비어스의 이연경 팀장은 "심플 펜던트는 다른 보석장신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가격(40만~60만원)과 어느 곳과 잘 어울리는 범용성을 갖추고 있어 커리어우먼들에게 특히 인기"라고 밝혔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