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2:42
수정2006.04.02 02:43
소설가 이문열(54)씨가 언론사 세무조사를 둘러싸고 벌어진 논쟁에 대한 자신의 입장과 심정을 토로한 단편소설을 월간 문예지에 발표했다.
이씨는 『현대문학』 10월호에 실린 소설 에서 자신의 분신인 '저 사람'(소설가 이 아무개)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어려웠던 젊은 시절의 방황과 소설가로 성공하고 최근 시비에 휩싸인 과정까지 자전적인 내용을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소설속 일부 내용중에는 주인공과 언쟁을 벌인 여성 국회의원의 언행을 노골적으로 풍자하고 명예훼손 혐의로 주인공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단체 등 여러 시민 단체를 비난하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자가 많이 동원된 의고체 문장으로 진행되는 소설은 전체 내용 전개로 봐서 저자의 이야기다. 주인공 이 아무개는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가세가 기운 뒤 고향을 떠나 방황하다 소설가로 성공하게 된다. 유명해진 주인공은 고향에 '광려산글 집'(광산문학연구소)을 짓는다.
그리고 유명해질수록 고향에 내려가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지지만 뜻대로 잘 안되던 즈음에 '세상과 주고 받은 요란한 시비'가 일어나자 결국 귀향하게 된다.
소설은 귀향한 주인공이 술 단지를 앞에 놓고 시골 생활의 외로움 등 전원 생활의 한계를 느끼면서 다시 도시로 나갈 것인가, 고향에 머물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는 것으로 끝난다.
이씨는 소설을 쓴 동기를 묻는 질문에 "이번 소설은 우리 시대에서 전원적인 삶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라면서 "소설속 일부 내용이 특정 집단과 특정인에 대한 이야기이고 주인공의 근황이 지난 여름 작가가 경험한 일과 닮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들과 싸움을 한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는 않으며 소설 자체로 이해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소설가는 자신의 경험과 주변을 작품의 주용 소재로 삼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번 소설도 그런 경우이며 어떤 앙갚음으로 쓴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씨는 다음달안으로 생애 6번째 중단편집을 낼 계획이다. 작품집에는 와 『세계의 문학』 가을호에 실린 , 신작 등 6-7편이 실린다.
신작 은 일제로부터 해방된 다음날인 1945년 8월 16일 하루 동안, 친일파를 처단하려고 애쓰는 한 지성인과 그의 주변에서 일어난 일을 쓴 것이라고 이씨는 소개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