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순수해서 바보같아 보이기도 하는 인물이에요." 탤런트 김태우(31)가 오는 26일부터 SBS「수호천사」후속편으로 방송될 새 수목드라마「신화」(극본 김영현. 연출 최윤석)의 주인공인 강대웅 역을 맡았다. 엔지니어 출신의 1세대 벤처기업가로 성장하는 강대웅은 정직한 성격을 지녔으며, 서연(김지수 분)을 짝사랑하면서 가슴앓이를 하는 인물. 김태우는 "전반적인 연기의 톤은 지난 98년 방송된 KBS 2TV「거짓말」의 다소 모자란 인물, 장어로 출연할 때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장어'를 기억하는 시청자들에게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생각을 바꿨습니다. 진실한 연기가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지요." 선한 눈매 때문일까? 그동안 TV와 영화를 통해 김태우가 연기한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보는 이들에게 편안함을 안겨준다. 대부분 '착한사람'의 범주에 들어있는 인물로 출연해왔던 것. 「신화」의 강대웅도 이런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본인은 매번 나이, 성격, 주변환경 등이 다른 인물을 연기해왔기 때문에'비슷한 캐릭터'라는 말에는 공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96년 KBS 슈퍼탤런트로 데뷔한 김태우는 미국에 실험극을 공부하러 가기위한 비용을 마련하려고 탤런트 시험을 봤다고 한다. 중학교 때부터 영화배우가 꿈이었지만,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하면서는 연극에 심취했던 것. 그래서인지 그는항상 진지한 자세로 연기에 임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인물에 몰입하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힘들어요. 매번 홍역을 한번씩 치르지요.이번에도 식사도 못 하고, 잠도 잘 못 자면서 고생하다가 결국 아내한테 '확 이민이나 가버리자'고 이야기했다니까요." 그러면서도 그는 60세가 되어서도 캐릭터로 고민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어떤 배역을 맡더라도 쉽게 쉽게 연기하는 타성이 오히려 두렵다는 것이다. 188㎝, 큰 키의 김태우는 볼이 앙상하게 드러날 정도로 말라있었다. 초췌해보이기까지 한 모습이다. 현재 체중 66㎏. 지난 1년동안 10여㎏을 감량했다고 한다. "내년 1월 개봉예정인 영화「버스, 정류장」(감독 이미연)때문에 최근 두달동안 집중적으로 살을 뺐습니다. 제가 연기하게 될 영화속 재섭이란 인물이 폐쇄적이고,냉소적이면서 어린 소녀를 사랑하는 32세의 학원강사거든요. 술을 끊고, 매일 5㎞씩뛰니까 자연스럽게 빠지더군요." 그는「버스, 정류장」에 대해 큰 애착을 갖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의 영화라는 것. 평범한 일상 속에서 미묘한 상황과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는 프랑스식 영화라고 그는 소개한다. "연기자가 역할을 가리면 안되지만, 재섭처럼 강한 개성을 갖지 않은 채, 자연스러운 일상을 살아가는 인물을 앞으로도 연기하고 싶습니다." 지난 3월, 7년간의 열애 끝에 동갑내기 권은정씨와 결혼한 김태우. 결혼생활은 어떠냐고 묻자 연애할 때와 아무런 차이가 없이 친구처럼 지낸다며 입가에 환한 미소를 짓는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vaida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