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김대진씨(39·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에 도전한다. 오는 27일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의 첫 연주를 시작으로 25개월간 총 8차례의 공연을 통해 전곡을 차례로 들려준다. 한 음악가가 단기간에 모차르트 협주곡 전곡을 연주하기는 국내 처음이다. 전곡 연주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모차르트음악을 예술적으로 깊이있게 조명한다는 점에서 음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모차르트 협주곡은 솔로 25곡,2대의 피아노곡,3대의 피아노 곡 등 총 27곡으로 이뤄져 있으며 목관악기와 건반악기의 음색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게 특징이다. 다른 성격의 악기들을 한 몸처럼 조율한 모차르트의 천재성이 발현된 곡들이다. "모차르트 음악은 어린이에게 너무 쉽고 어른에게는 너무 어렵지요.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서야 도전하게 됐습니다" 그가 이번 연주회에서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는 '사랑'이다. 모차르트음악이 한없이 명랑하고 달콤하다가도 때때로 끝없는 비감을 드러내는 것은 결국 '사랑에의 갈구'에서 비롯된다는 해석이다. 실제 말년의 모차르트는 절대 고독속에서 사랑을 무척 그리워했다. 그는 또 18일 존 필드의 '녹턴' 전곡 앨범(모노폴리)을 낸다. 굿인터내셔널사가 국내 처음으로 성당에서 녹음한 이 앨범은 세검정 천주교회 대성당의 잔향이 피아노의 직접음과 잘 섞여 '야상곡'특유의 느낌을 자연스러운 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작곡가 존 필드의 의도대로 꾸밈이나 과장없는 음을 만들어 낸 것. 이번 녹음은 고난도 기술이 활용돼 김씨 스스로도 만족했을 정도다. 앨범녹음과 모차르트 협주곡의 연주장소가 성당이라는 점이 이채롭다. 이에 대해 그는 "'내가 필드와 모차르트였다면'이란 가정에서 성당을 택했다"고 말했다. 성당은 연주회장이나 스튜디오와 달리 악기 자체의 순수한 음향이 그대로 복원되는 만큼 작곡가의 의도에 가까운 소리를 들려준다는 것이다. "전곡연주를 하는 동안 음악인으로서 행복을 느낍니다. 배움의 기회를 마련하고 음악세계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지요" 그는 무엇보다 청중과의 유대를 넓히는 수단으로 모차르트 협주곡 전곡연주를 택했다고 밝혔다. 한 두곡을 일회성으로 연주하는 게 아니라 청중과 함께 '대장정'을 펼치며 한 음악가의 세계를 속속들이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전곡을 연주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